[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남자 혼자사는 집에 4인 가정에서 쓰는 청소기는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했다. 유선청소기를 한번 써볼까 고민도 했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이사할 때 짐만 될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혼자살던 십년동안 청소기 사는 것은 꿈도 안꿔봤다.
모든기기에서 유선에서 무선으로의 진화는 전자, 가전업계의 '진리'로 통한다. 청소기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형 가전매장, 주위 지인들의 집을 방문해보니 무선청소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선청소기에 대한 세간의 평은 평균이하였다. "유선청소기의 흡입력을 못따라간다", "배터리 때문에 결국 유선청소기로 돌아가게 되더라", "무선 청소기는 유선 청소기의 '서브용' 정도다" 등의 부정적인 평이 일색이었다. 무선청소기를 사보고 싶었지만 이같은 평가에 망설여졌다. 이참에 직접 한번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택한 것은 지난 9월에 출시된 <일렉트로룩스>의 '울트라파워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사실 사용보다는 '테스트'에 가까운 일주일이었다.
일렉트로룩스 울트라파워 ZB5022. 사진/일렉트로룩스
무선청소기라 부품이 많아 조립이 힘들거라 생각했지만 구성품은 간단했다. 사용설명서 없이도 부품을 조립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 청소기의 본체와 손잡이를 커다란 고정나사로 연결해주고, 충전 거치대 역시 하판과 상판을 끼워 맞추면 쉽게 완성됐다. '더 조립해야 되는것 아니야?'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완성된 청소기는 육안상으로 무거워보였다. 실제 무게도 5.4kg다. 무게때문에 무선청소기를 두손으로 들게되거나 방향조절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다행히 손목을 살짝만 돌려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미끄러지듯 굴러갔다. 이같은 기능을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주위 지인들은 "요즘 청소기는 대부분 가능하다. 청소기의 진정한 성능은 흡입력에서 결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일단 이 제품은 3단계로 흡입력 조절이 가능하다. 일반 스위치를 누르면 두번째 강도(2단)가 선택된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2단으로 바닥에 깔려있는 이불 위를 청소해보니 청소기 헤드에 이불이 같이 붙어서 올라올 정도였다. 쌀알, 굵은소금, 과자부스러기 등도 한번에 해결됐다. 강도가 가장 낮은 1단은 가볍게 빨아들일 수 있는 이물질을 청소할 때 사용하면 될 듯하다. 소리가 너무 작아 청소하는 맛(?)이 나지 않는 게 흠이다. 가장 강한 3단계 모드는 소음이 상당히 심했다. 청소 중 옆사람과 대화가 힘든 정도다. 일반 가정에서만 쓴다면 3단은 사용할 빈도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4시간 충전 후 30분가량 일정 흡입력도 유지됐다. 이정도면 1인 가구는 물론 20~30평대 4인가구 청소도 가능한 수준이다.
울트라파워 ZB5022는 배터리 탈부착이 쉽다. 사진/뉴스토마토
이같은 장점은 대부분 리튬 이온 배터리 덕택이다. 니켈 수소 배터리와 달리 리튬이온 배터리는 방전될 때까지 일정하고 흡입력을 자랑한다. 배터리 탈착도 쉽다. 청소기 가운데 큼지막하게 'LITHIUM 25.2V'라 쓰여있는 주황색 부품이 배터리다. 왜 굳이 배터리를 탈착식으로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일반 무선 청소기는 그 안의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청소기를 들고 A/S센터를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울트라파워는 배터리만 구매해 갈아 끼우도록 탈착식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하지만 배터리 가격은 여전히 부담이다. 청소기 가격의 최대 40% 육박한다. 배터리 수명이 1년 6개월에서 길어야 2년정도라고하니 배터리 교체가 아무리 편해도 비용은 만만치 않다. 2년 정도 매일 청소한다면 사용시간은 더욱 줄어들게 되고, 결국 구매 초기처럼 집안 전체를 청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주위 지인들의 평가대로 이같은 추가비용이 무선청소기를 선택하는 데 가장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배터리만큼이나 높게 평가할 점이 하나 더 있다. 청소기 헤드부분에서 나오는 LED 전등 불빛이다. 쇼파 밑, 책상아래, 가구 사이 등은 어두워서 스마트폰 불빛으로 청소를 해봤던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능이다. 따로 등을 켜고 끌 수 있는 버튼은 없고 청소기 전원과 동시에 자동으로 불빛이 들어온다.
이 제품은 어두운 곳 구석구석까지 밝혀주는 LED 라이팅 기능까지 갖췄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제 청소기도 필수 가전제품 중 하나다. 그만큼 여러 가구와 어울어지는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셀프 스탠딩' 기능은 유용하다. 벽이나 가구에 기대어 놓지 않아도 청소기가 알아서 무게 중심을 잡고 선다. 청소기를 돌리다 전화가 오거나 택배가 왔을 때 청소기 핸들을 바닥에 내려놓지 않아도 된다. 청소가 끝난 뒤 전원이 연결돼 있는 거치대에 장착시켜 다시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곳에나 세워놓다가 잘못 건드려 청소기가 넘어질 수 있다. 단단히 고정됐다기 보단 임시 거치대 수준이라 신경써야 한다.
청소기 헤드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머리카락도 '브러스 롤 클린' 기능을 이용하면 한번에 없앨 수 있다. 청소기의 전원을 켠 후 헤드 부분 오른쪽에 'PRESS' 버튼을 발로 누르면 브러시에 엉킨 머리카락, 실 등이 끊어져 헤드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런 소소한 기능은 ‘당신에게 맞춘다’는 일렉트로룩스의 기업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제품가격은 온·오프라인에서 40만원 정도다. 청소기의 '신세계'를 경험했지만 4인 가구가 아니라 혼자쓰기엔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오른쪽 'PRESS' 버튼을 누르면 청소기 헤드부분에 붙어있는 머리카락이 한번에 빨려들여간다. 사진/뉴스토마토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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