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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까지 판매하는 중국 카페베네
경쟁사 제품도 마구잡이 도용…현지 법인 통제력 상실
2015-12-29 06:00:00 2015-12-29 06:00:00
카페베네 중국 파트너사가 가맹점 관리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 프랜차이즈의 빙수 제품을 똑같이 베껴 판매하는 것은 물론 라면, 돈까스 등까지 메뉴에 등장했다. 중국 진출을 발판 삼아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한국 본사 입장에서는 최대의 악재를 만났지만 운영권이 파트너사에게 넘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한 상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카페베네 일부 매장에서 돈까스, 탕수육, 라면 등 한국 정규 메뉴가 아닌 상품들이 우후죽순 판매되고 있다. 또 눈꽃빙수, 인절미 빙수 등 국내 프랜차이즈 경쟁사 제품도 카피해 카페베네 상품인양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프랜차이즈 현지 관계자는 "카페베네 중국 파트너사가 사실상 사업에서 손을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지 가맹점들은 독자 메뉴는 물론 커피에 쓰는 원두마저도 자급자족하는 등 간판만 카페베네일 뿐 해당 브랜드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페베네는 2012년 중국 중치투자그룹과의 합작 형태로 현지에 진출했다. 올해로 3년째다. 지난해 말 600여 매장을 마련하는 등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초 중국 실내장식업체 타이저우아오양에 공사대금 605만위안(약 10억5600만원)을 납부하지 못한 사실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성공에 대한 의문이 돌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 파트너사는 임금체불로 직원들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가맹점들 역시 잇따라 폐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 법인이 재정난에 시달리는 동안 통제를 받지 않는 현지 가맹점들이 자신들 마음대로 메뉴를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본사 또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3년까지 카페베네 중국법인 대표는 한국인이었지만, 작년부터 중치투자그룹 측 인사로 바뀌었다. 이후 이사회는 유명무실해졌으며 한국 카페베네는 경영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이에 대해 카페베네 본사 관계자는 "본사정책에 반하는 메뉴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 상황을 인정하면서 "파트너사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으며 내년 초 중국 법인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페베네 중국법인인 카페베네찬음관리유한공사는 지난해(약 3억원)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카페베네 매장들이 규정에 없는 메뉴와 경쟁사 표절 상품 등을 판매하면서 현지 법인의 통제력 상실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한 카페베네 매장에서 판매되는 메뉴(왼쪽)와 타 업체 도용 메뉴 광고판. (사진=뉴스토마토)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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