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단기적인 국내 경제 후폭풍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 따라 증가할 국내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11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숙제로 남아 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3%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도 3.9원 오른 1180.1원에 마감하는 등 불안감이 일부 해소됐다. 금융당국은 한숨을 돌렸다. 손주형 금융위 금융시장분석과장은 "미국 금리 인상 전후로 세계 시장 대부분이 상승했고 국내 시장도 안정적이었으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더 지켜볼 것"이라며 "기획재정부 주재로 이날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도 시장 상황을 보면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미국 금리인상 관련 회의를 최근 두달간 3차례가량 열며 "글로벌 변동성이 늘어나고 있으나, 국내는 안정적"이라며 대응 태세를 갖춰왔다. 특히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금융 시스템 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회의체로 확대 강화해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본시장은 안정적이었으나, 부실기업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금융당국도 인지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최근 시장점검회의에서 "미국 금리인상과 기업구조조정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민간 연기금 풀 등 수요 기반을 만들고 신용평가 신뢰성을 제고하는 등 회사채 시장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수출부진을 겪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기업이 늘어날 전망은 금융당국에서도 나온다.
가계부채 문제도 불거질 우려가 크다. 미국 금리보다는 국내 정책 탓이다. 특히 내년 2월부터 수도권부터 시행되는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아파트 분양 시점에 적은 돈과 금리로 이용 가능한 집단대출을 예외로 해 논란이다. 상환능력 중심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단 정책과 어긋나는 셈이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문제는 미국 금리보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며 "미분양 물량이 많아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집단대출은 규제의 예외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분양이 줄을 이으면 건설사 등 관련 업계는 물론 가계에도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택담보대출의 총량을 규제할 계획이 없고,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규제에 나설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2월9일 개최한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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