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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은행, FTA·위안화 날개달고 국내 영향력 키운다
공상·중국은행, 고금리 정기예금 실시…건설은행, 기업 여신 강화
2015-12-08 15:05:46 2015-12-08 15:05:46
중국계 은행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위안화 기축통화 편입을 기반으로 국내 영업확대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계 은행들은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개시하고 개인 소매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등 한국 내 영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공상은행은 이달 기업을 상대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개시하고 개인 대상으로는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국내에 진출한 5개 중국계 은행 중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공상은행이 처음이다.
 
개인 고객 대상을 타깃으로 잡고 위안화 예금 상품도 홍보중이다. 개인이 원화를 위안화로 환전해 예금할 경우 1개월 기준으로 2.0%의 금리가 부과되고 6개월이면 2.40%, 2년이면 2.90%로 시간이 갈수록 금리가 불어난다. 공상은행의 원화 정기예금이 1개월 1.20%, 6개월 1.50%로 국내은행과 유사한 수준인 것과 대조된다.
 
중국은행 또한 비교적 고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해 영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교통은행은 최근 신용등급(AAA)를 부여받은 것에 힘입어 국내 영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건설은행은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여신업무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건설은행 관계자는 "신용이 우수한 국내기업에 여신을 확대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며 "한국 기업이 위안화 업무에 나서기 보다 간을 보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는 이전에 하던 기업 대상의 여신 업무를 내년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1월30일 미국 워싱턴 본부에서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결정해 위
안화의 위상이 높아졌다. 한 은행원이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처럼 중국계 은행들이 일제히 영업력을 증강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국을 비롯한 해외 지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지은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 사무관은 "다른 나라보다 중국이 해외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국내 중국계 은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간 통상무역을 둘러싼 조건이 개선될 조짐도 눈에 띈다. 지난달 3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하면서 연내에 발효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 FTA가 발효되면 양국간 무역 증가는 물론 국내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이 늘어날 여지가 커져, 중국계 은행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 10위권 은행인 광다은행이 내년 상반기께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 중 하나도 한·중 FTA다.
 
현재 중국계 은행은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교통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총 5개다.
 
광다은행이 한국에 진출하면 국내 중국계 은행은 총 6개로 외국계 은행 중 최다 지점을 보유하게 된다. 각각 5개씩을 지닌 미국계와 영국계를 따돌리고 지점수 1위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4개씩을 보유한 일본·프랑스계와는 격차를 더 벌렸다.
 
또 하나 긍정적인 요인은 위안화가 당당히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집행이사회를 열고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안화 사용량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게 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공상은행 서울지점 관계자는 "현재 한중 무역은 달러로 거래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위안화 사용량은 미미한 정도"라며 "위안화 기축통화 편입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 사용 비율이 높아지면, 한국 내 위안화 예금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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