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1년, 스타트업 "땡큐"…임종룡 위원장 "내년 굿럭"
"규제는 풀렸다" 긍정적…세부적인 규제 다듬는 '지선도로' 작업 이어져야
2015-12-08 17:07:27 2015-12-08 17:07:27
"핀테크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 방황만 하고 있었는데, 규제가 풀렸습니다. 올해는 영어로 '땡큐'입니다. 실무적, 미시적으로 더 개선된다면 내년에는 '폴인러브'(사랑에 빠지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김근묵 인터페이 대표)
"좋은 얘기할 사람만 골라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얘기 들을까 봐 고민입니다. 내년에는 '굿럭'(행운을 빈다)."(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금융당국이 '핀테크'(금융+기술)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선 지 1년 가까이 되면서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핀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은 대체로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서 '고맙다'는 반응이다. 다만, 핀테크로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가 깔린 만큼 길을 구체적으로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세부적인 규제를 다듬는 '지선도로'를 까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핀테크, 인지도·성장세도 '뚜렷'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8일 핀테크 산업 육성의 성과를 설명하고 관련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KEB하나은행에서 '금융개혁 현장점검 회의'를 열고 "그간 금융의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개혁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결과, 금융개혁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국민이 체감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했다.
 
핀테크 산업은 글로벌 시장의 투자 규모만 작년 기준 122억달러에 달하고 있는 등 집중 육성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작년 3월 중국인들이 공인인증서 문제로 구매를 포기한다는 '천송이 코트'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금융위는 올해 1월27일 발표한 '정보기술(IT)·금융 융합방안'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과 크라우드 펀딩 도입 등 핀테크 산업 육성의 청사진을 내놓고 추가 조치를 잇따라 선보였다.
  
그 결과 잔뜩 웅크렸던 간편결제 관련 핀테크 서비스도 잇달아 등장했다. 전자금융업자와 이동통신사, 포털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업종 특성에 따라 간편결제 서비스 26종을 출시했으며, 핀테크 기업 22곳은 금융회사와 제휴를 맺었다.
 
송급 앱 등을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는 "올해가 시작될 때만 해도 서비스를 오픈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으나, 이후 금융위와 금감원, 중소기업청 등에서 여러 가지 조치들이 나오면서 1년도 되지 않아 50만명이 쓰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윤완수 웹케시 대표도 "전자금융업을 15~16년째 하고 있는데, 올해는 보안성 심의 폐기, 비실명 거래,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가능해지는 등 상상도 못 하던 일이 1년 만에 이뤄지면서 혁신이 아니라 혁명이 이뤄졌다"고 호평했다.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도 등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K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 2곳은 지난 11월30일 예비인가를 받았고,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도 같은 날 출범했다.
 
최근에는 국민의 66.3%가량이 '핀테크'를 인지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한국 리서치)가 나올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또 핀테크 서비스 이용자 중 74.2%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핀테크 산업의 외형 성장도 확인되고 있다. 전자금융업자수는 작년 67개에서 올해 11월 84개로 늘어났고, 전자금융업 등록업종수는 같은기간 115개에서 149개로 증가했다. 핀테크 산업 종사자는 지난해 2만430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2만5600명으로 확대됐다.
 
전자금융거래 건수는 121억5000만건에서 올해는 148억6000만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매출액 또한 작년 1조926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의 경우 작년 3분기 3조9300억원에서 올 3분기엔 5조7200억원을 나타냈다.
 
◇규제 추가로 완화하되 보안은 강화해야
 
핀테크 산업 육성에는 남은 과제도 많다. 핀테크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려면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규제 완화가 추가되고, 실무 단계의 세부적인 규제들도 적극 해결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게 스타트업들의 요청이다.
 
이승건 대표는 "해외진출을 지향하고 있고, 수익화 관련 구체적 고민을 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의 규제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며 "환전이나 외환 송금 서비스를 하고 해외진출을 하려면 이와 관련한 규제가 더 풀려야 한다"고 했다.
 
김근묵 인터페이 대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당국 실무 담당자들은 각각의 법안을 들이밀면서 '안 된다'고 하는 등 부서간 미시적인 협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화학적인 부서간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핀테크가 성장하는 단계에서 보안 문제도 꼼꼼하게 신경 써야 산업이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핀테크에서 보안이 하나라도 사고가 나면 모든 게 다 뒤로 후퇴할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은행도 이런 보안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정부 또한 이와 관련 공적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당부했다.
 
윤완수 웹케시 대표도 "은행 등 금융사들이 은행 등 디도스 공격을 받으면 관제가 되는데, 핀테크 기업은 그런 것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제는 디테일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금융위는 핀테크 업계의 의견을 지속 수렴해 규제를 개선하고 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소통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새로운 플레이어와 서비스로 상징되는 핀테크야말로 금융개혁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분야"라며 "지난 1년간 모두의 노력으로 본격적인 핀테크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크라우드 펀딩과 간편결제, 간편송금, 실물카드 없는 모바일 카드, 비대면 실명확인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돼 이용이 가능해지고 있다"며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은 지급결제, 송금, 자산관리 등 모든 금융거래 영역에서 핀테크를 한 단계 도약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8일 핀테크 산업 육성의 성과를 설명하고 관련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KEB하나은행에서 '금융개혁 현장점검 회의'를 열고 있다.사진/금융위.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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