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유가 6년만에 최저수준…저점매수냐 vs 하락베팅이냐
하락에 베팅한다면 '인버스'…확정 수익은 'DLS'
2015-12-08 15:41:11 2015-12-08 15:41:11
국제유가가 하락이 심상치 않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2.32달러(5.8%) 떨어진 배럴당 37.6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2.29달러(5.3%) 내린 배럴당 40.71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줄이자는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이틀간 8% 이상 폭락한 것이다.재고 과잉에 유가 하락이 가파른데도 감산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저점매수'냐 '하락베팅이냐'
 
시장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는 물론 20달러 선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산유량 동결로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시점에서 국제유가가 바닥을 다졌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아닌지다. 이에 따라 투자전략과 접근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OPEC, 셰일업계와 치킨게임…추가하락
 저유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입장은 재고 과잉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근거는OPEC 1위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생산계획이다. 
 
사진/ 뉴시스
OPEC 의장인 엠마뉴엘 이베 카치큐 나이지리아 석유장관도 "내년 6월까지는 지금의 생산량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들의 시나리오는 맞수인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업체들이 채산성 악화로 도산하는 것이다.
미국 CNBC 방송은 "OPEC의 계획은 미국의 셰일업체를 몰아내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인데 현재 계획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90만배럴로 역대 최대였다. 글로벌 원유재고량 역시 30억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락에 베팅한다면 '인버스'·확정 수익은 'DLS'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 국제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이나 인버스펀드 등이 적합하다. 금이나 원유 같은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이들 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낙인조건(원금손실) 50% 수준인 배럴당 20달러는 최근 10년 내 도달한 적이 없는 가격대다.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손실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50% 이하의 낙인조건 DLS가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국제유가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 본다면 하락 시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인버스 상품도 선택할 수 있다. WTI를 반대로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원유인버스선물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들 주식형펀드나 ETF에 투자할 때 유가의 가격 등락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더 떨어지기 힘들다…미국 셰일업계 구조조정 
 
반면,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하락하긴 힘들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미국 셰일 생산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반등 시기로 보고 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셰일 생산 기업들은 유가보다 금리에 더 취약하다”며 “완만한 속도지만 금리가 상승한다면 저유가 상황에서도 버티던 미국 셰일 오일 생산자들의 구조조정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OPEC의 공급량 증가로 미국 셰일업계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내년 원유 생산량을 지역별로 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량이 50만배럴 늘어나고 미국 생산량은 2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EIA는 지난 8월 이후 2개월 이상 생산이 지속된 유정에서의 생산량과 동일 유정에서 9월에 생산된 양을 비교했는데 8월과 9월에 유정의 원유생산량이 0.33mb/d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유정을 뚫지 않고 기존 유정에만 의존했을 때 미국 셰일 원유 생산량은 3개월마다 약 1md/d씩 줄어들게 된다는 계산이다. 또 시추가 중단되지 않더라도 활성 시추공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중제 연구원은 "미국 셰일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바닥을 다지고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반등 원유펀드·ETF '추천'
 
유가가 바닥을 다지고 오를 것으로 본다면 원유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한다. 이들 상품은 WTI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으므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수익을 함께 거두는 구조다. 특히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므로 주식처럼 매매가 쉽다. 또는 원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국내에 출시된 상품으로는 KB KStar미국원유생산기업 ETF는 원유 선물과 함께 에너지 섹터에 속하는 글로벌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유가와 더불어 해당 기업의 주가, 증시 흐름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원유가격과 펀드의 수익률에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유가와 연계된 DLS도 주요 투자방법 중 하나다.
다만, 이는 상승을 염두로 하되 하락 시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키움자산운용의 한 임원은 “유가 상승 시에는 성과 개선 폭이 큰 유전펀드나 원유펀드가 유리하고, 유가 하락이 전망될 때는 DLS를 통해 가격하락을 방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면서 “유전펀드의 경우 분리과세가 되는 세제혜택도 있어 절세목적이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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