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연말에 상사 업무까지 처리로 돌연사…업무상 재해
2015-12-06 09:00:00 2015-12-06 09:48:39
해외파견 교육에 나간 차장들의 업무를 대신하다 과중한 업무 끝에 연말 돌연사한 회사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는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H그룹 재고관리팀 과장 김모씨(40)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업무 가중과 스트레스가 김씨의 전단계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급격하게 악화시켜 심부전을 야기했고, 김씨는 이로 인해 패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다"며 "김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사망하기 한 달 여 전부터 회사의 해외재고관리팀의 선임과장으로서 차장들이 하던 업무를 대행했고, 김씨가 담당하던 업무의 특성상 연말에는 평소보다 업무가 증가하는데, 여기에 공석인 차장들의 업무까지 추가돼 김씨에게 상당한 업무가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건강검진에서 비만, 혈압, 고지혈증 등을 관리할 것을 권고받기는 했으나 정상 판정을 받았고, 쓰러지기 전까지는 고혈압 등의 건강 문제로 업무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 적이 없었다"며 "김씨의 심근경색 등이 업무와 무관하게 저절로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씨는 사망 전 1주 동안 총 60시간3분을 일했는데, 이는 '단시간의 한시적 과로'라고 평가되는 기준인 60시간을 초과한 업무량이었다. 김씨는 이 직전 4주 동안에도 1주 평균 58시간43분을 근무했고, 12주 동안에는 1주 평균 55시간33분 근무했다.
 
김씨는 2011년 12월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기 6일 전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다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는데, 이는 김씨가 해외파견을 위해 교육을 나간 차장들의 업무를 대행하는 등 과로를 하기 시작한 지 3개월쯤 후였다.
 
이에 김씨의 아내는 2012년 6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신청을 냈으나 공단이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사진/뉴스토마토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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