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겸업이 쉬워질 전망이다. 금융사가 다른 업권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금융당국에 신고해 재차 인가를 받는 제도가 폐지되기 때문이다. 금융사의 핵심업무에 대한 위탁도 일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업무 위탁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금융사의 경우 인력감축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3일 이런 내용의 '금융사 영업행위 규제개혁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법률 하위규정은 내년 상반기까지 개정을 완료하고, 법률개정 사항은 내년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은행·보험·금융투자업의 겸영과 부수업무를 사전신고하는 제도는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대신, 금융위 인가를 받은 경우 보고만 해도 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는 다른 금융법령에 따라 인가·등록을 받은 겸영업무도 본 업무 금융관련 법령으로 재차 신고하는 것은 중복규제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은행은 펀드 판매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등록을 받은 후, 은행법상 사전신고를 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전신고 제도는 사실상 인가제도처럼 운용됐다"며 "인가를 받은 사업이라도 신고 단계에서 금융당국이 하지마라로 하면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앞으로 금융사는 한 번 인가 받은 사업의 경우 일단 시작한 뒤 금융당국에 통보만 하면 되므로 겸업이 쉬워진다는 얘기다.
부수업무도 당초 취지와 달리 사전인가제로 운영되고 있는 사전신고제를 폐지하고, 사후보고하는 방식으로 변경을 추진한다. 다만, 금융사 건전성이나 소비자 보호 문제가 예상되는 등 사전 검토가 반드시 필요한 업무는 사전인가 대상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금융사의 업무효율성 개선을 위해 업무위탁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 금융사는 인가를 받거나 등록한 업무와 직접 관련된 필수 업무를 위탁하는 것이 전면 금지돼 있으나, 앞으로는 일부 허용하는 방안이다.
가령, 보험금 지급여부 심사와 결정 업무에서 심사 업무는 다른 업권에 위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무 수탁도 사후보고만 하도록 바꾼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예금과 대출 관련 계약 체결·해지 등의 업무에서 승인 등 중요한 의사결정은 수행하되, 그 과정 속에서 추가로 검토하는 업무 등은 다른 업권에 맡길 수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 일부 부서의 인력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사들이 고유의 영역을 유지하되 겸업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덜어낸 것"이라며 "금융사 영업행위 규제개혁안에는 파지티즈를 네거티브로(허용 열거 방식에서 금지 열거로) 바꾸는 금융규제의 철학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자료/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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