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중국 진출,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휘"
"1993년 직접 결정…기억 못하는 듯"
2015-12-02 18:50:55 2015-12-02 21:51:19
롯데그룹 '형제의 난' 소송전의 스타트를 끊은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소송' 2차 심문에서 롯데쇼핑 측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기억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조용현) 심리로 열린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쇼핑(감사위원회 대표 고병기)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에서 롯데쇼핑 법률대리인은 "롯데그룹의 중국 진출은 지난 1993년 신 총괄회장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중국 사업을 진행했는데, 신 총괄회장이 사업내용을 보고받지 않아 모른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 측이 롯데쇼핑 회계장부를 살펴보겠다는 주된 이유는 '신 회장 주도의 중국 사업 실패와 관련 손실액 허위·축소 보고'인데, 사실 중국 사업을 시작한 이는 신 총괄회장이며 신 총괄회장이 이를 제대로 보고받지 않아 모른다는 주장에는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 대리인은 "이는 신 총괄회장이 기억에 관해 거짓말을 하거나 제대로 기억을 살리지 못하는 것 둘 중에 하나"라면서 "기억에 대해 거짓말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안 하고, 후자"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리인이 제시한 자료는 지난 7월27일 신 총괄회장에 대해 이른바 '손가락 해임'이 있던 날 신 총괄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간 대화내용이다.
 
롯데쇼핑 측 대리인에 따르면 이날 신 총괄회장은 스스로 만나자고 했던 쓰쿠다 사장을 알아보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은 쓰쿠다 사장에 "어떤 일을 하나요?"라고 물었고, 쓰쿠다 사장이 "일본 회사에서 일합니다"라고 답하자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합니까?"라고 되묻는 등 쓰쿠다 사장과 처음 만난 것처럼 행동했다.
 
이날 자리에는 신 총괄회장과 쓰쿠다 사장 외에도 양측을 동행한 2명의 변호사와 한국 여성 1명 등 총 5명이 있었는데, 신 총괄회장은 이같은 질문을 4차례에 걸쳐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 측 대리인은 "이 대화내용을 항변으로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게 작성해 준 위임장의 적법 여부에 대해 정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간적 제한이 있는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소송위임이 적법한지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절차상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마침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재판(신 총괄회장 해임 무효소송) 기일이 연기돼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간 중국사업을 지휘했던 분이 이제 와서 보고받지 못했다는 말의 취지를 이해할 수 없다"며 "신 총괄회장의 기억의 문제일뿐 롯데쇼핑이 허위 보고 또는 보고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쇼핑 측은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열람·등사 소송을 신청한 회계장부의 1만6000페이지를 지난 17일 양측에 이미 제출했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신청취지를 좁혀 제출하기로 했고, 재판부는 이를 종합해 전달받아 오는 23일 3차 심문 기일을 열기로 했다.
 
지난 1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방문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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