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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칼바람, 건설업계 겨울 더 썰렁
회사 안팎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에 보너스까지 줄어
2015-11-29 11:00:00 2015-11-29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건설사들이 구조조정 칼바람으로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았다. 회사 안팎에서 인력 감축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비용절감을 위해 보너스 감축 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연말 분위기가 팍팍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C등급(워크아웃 대상) 70개, D등급(법정관리 대상) 105개 등 총 175개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은행들에게 요구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50곳이 늘었다. 부동산업의 경우 지난해 12곳에서 올해 13곳으로 한 곳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미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중인 기업이 많기 때문에 1곳이 실질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딱히 사정이 나은 것도 아니다.
 
이르면 내달 중순쯤 대기업 구조조정 리스트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의 경우 이미 10대 건설사 3~4곳을 비롯해 10여개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계속됐던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에 더해 이번에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구조조정 리스트가 발표되기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구안 이행 속도를 높여 구조조정을 조기에 완료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며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주택분양 호황이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된 탓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고려개발(004200), 금호산업(002990), 삼호(001880), 진흥기업(002780), 경남기업(000800), 남광토건(001260), 동부건설(005960), 동아건설산업, 삼부토건(001470), 울트라건설(004320) 등 국내 10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올 상반기 정규직 수를 조사한 결과, 평균 17.1% 직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각종 비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연말 성과급 등 보너스를 주는 기업도 줄었다.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어 자금 활용이 원활하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보너스는커녕 임금이 체불된 경우도 종종 있다.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연말 상여금 등 보너스가 감소하는 등 인심이 박해졌다. 다만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차 등 휴가는 되도록 사용하길 권장하는 분위기다.
 
승진 대상자들의 마음도 무겁다. 한 대기업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주택시장 선전으로 실적은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그동안 인사적체가 심해 승진에 대한 기대를 놓고 있다"며 불편한 마음을 비쳤다.
 
현재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건설사들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 가능한 연내 매각작업을 완료해야 내년 사업을 적기에 시작할 수 있고 임직원들의 동요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매각작업에 돌입했지만 가격 등 인수자 측과의 이견으로 일정이 지연되는 곳이 많다"며 "일정이 지연될수록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내년도 사업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들의 기업 구조조정 추진 관련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진 원장은 이날 국민, 신한, 우리, SC, 하나 등 10개 은행장들과 만나 선제적 구조조정을 당부했다. 사진/뉴스1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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