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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부회장 어깨에 LG 미래 걸렸다…총괄 콘트롤타워 부상
'자동차·에너지' 등 신사업 대규모 투자 콘트롤 할 듯…대규모 승진인사도 '눈길'
2015-11-26 17:48:36 2015-11-26 21:00:05
 LG그룹 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지주회사인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한 구본준(63) 부회장이다. 올해 LG 안팎에서는 인사를 앞두고 구 부회장 거취에 대한 하마평이 끊이지 않았다. 구 부회장은 5년 간 맡아왔던 LG전자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대신 지주회사인 ㈜LG로 이동, 그룹 신성장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키로 했다.
 
형인 구본무 회장이 그룹 전체 경영을 총괄한다면 동생인 구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 선택과 집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와 LG화학과 LG하우시스 등 화학계열사가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사업간 융합이 활발해지면서 전자와 화학계열사의 유관 사업이 많이 생겨나면서 '에너지'와 '자동차'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LG전자 VC사업본부와 LG이노텍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부품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협력을 맺는 등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LG전자의 태양광사업, LG화학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엮어 국내기업 중 유일하게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과 저장, 효율적 사용 및 관리에 이르는 '완결형 에너지 밸류 체인(Value Chain)'을 구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글로벌시장의 협력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에너지와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외형을 확대하고 본격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함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사령탑이 필요하다. 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오너가의 일원인 구 부회장이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한 것도 이러한 신성장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인사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이미 지난 2010년 실적이 급락하던 LG전자에 구원투수로 투입돼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구 부회장이 취임하던 2010년 2조7000억원이었던 LG전자의 연간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지난해에는 3조6600억원으로 늘어났다.
 
자동차부품 사업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에 대한 투자도 지금 보다는 미래를 내다 본 구 부회장의 결단이 뒷받침됐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평가다.
 
LG화학과 LG반도체, LG필립스LCD, LG전자 등을 모두 거치면서 주력 계열사들의 경영에 누구보다도 밝다는 점도 구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구 부회장이 LG전자를 넘어서 LG그룹 전체의 체질개선과 미래 준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임원 인사를 통해 그룹의 주력사언인 전자와 화학, 자동차부품과 에너지 등 신성장사업에서 성과를 낸 경영자들을 과감하게 발탁한 것도 주목된다.
 
전무에서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이례적으로 사장으로 파격 승진한 LG전자 홍순국 사장이 대표적이다. 홍 사장은 지난해 LG전자 생산기술원장 부임 이후 차세대 성장동력인 자동차부품 사업 강화를 위한 부품 소형화 및 경량화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이는 곧 수주 확대로 이어졌고 홍 사장은 전무에서 사장으로 2단계 발탁, 신설된 소재·생산기술원장을 맡게 됐다.
 
LG전자 냉장고 등의 핵심 부품인 친환경 고효율 리니어 컴프레서 기술 혁신에 기여한 정원현 연구위원은 수석연구위원으로 승진했다. LG전자 트롬 트윈워시 개발에 기여한 정진우 부장, 블루투스 헤드셋 LG 톤플러스 매출 확대에 기여한 박형우 부장 등은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LG 사업개발팀 백상엽 부사장은 부사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다시 사장으로 발탁됐다. 백 사장은 LG그룹이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본격 추진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을 통해 잘하는 사업은 잘하게 밀어주고, 잘 될 만한 사업은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계열사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려는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LG 구본준 부회장 (신성장사업추진단장)
김종훈 기자 f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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