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겠다는 선택이 급여나 사회적 지위가 반감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30~40대 여성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육아휴직과 보육 제도들을 알면서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얘기였다. 육아로 '새장 속의 새'가 되고, 직장에서 멀어지는 여성들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 서정원 연구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중앙여성위원회와 김제남 의원이 '엄마가 뿔났다'라는 주제로 공동 주최한 여성정책 포럼에서 "보육 제도의 양과 질이 충분하지 않고, 회사에서 불이익을 경험하는 현실을 볼 때 사회를 믿고 아이를 낳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이날 '30~40대 여성정책 연구'를 중간 발표했다.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모바일을 통해 자식을 키우는 30~40대 여성 19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워킹맘'들은 대부분 보육 정책을 알면서도 쓰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육아휴직을 알지만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19명(60%)에 달했다. 직장에서의 부정적 인식(30명)과 비정규직 등의 고용형태(26명), 회사의 승인 거부(15명) 때문이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무'를 알고 있어도 사용하지 못했다는 이들도 124명(62.3%)이나 됐다. 직장 내 보육 시설을 이용하는 응답자는 13명(0.06%)에 그쳤다.
일과 가정의 균형은 무너지고 있었다. '외벌이로 생활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다'(68.3%)는 답변이 많은데도, '배우자나 친척의 도움으로 해결'(42.2%)하거나 '휴직이나 퇴사'(23.6%)하지 않으면 양육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는 탓이다. 자녀를 더 낳을 생각을 가진 이들(0.08%)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가 새로운 법안과 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76.9%)는 실망감도 나왔다. 서 연구원은 "제도의 수준은 낮지 않으나 현실과 거리가 멀다. 아이돌보미 제도만 해도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일하면서도 결혼해서 출산하고,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데, 정부는 여전히 개인에게만 맡겨두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공약으로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엄마가 뿔났다'를 주제로 열린 여성정책 포럼에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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