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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부진에 뒤집힌 일본 경기 낙관론
2015-11-25 16:12:14 2015-11-25 16:23:30
일본은행(BOJ)의 지난달 통화정책회의록에는 일본 경기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위원들의 분석이 담겼다. 하지만 함께 발표된 일본의 경기선행지수가 전달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BOJ의 ‘장밋빛 전망’을 완벽히 뒤집었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BOJ는 이날 지난달 30일 일본의 통화정책회의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서 위원 대부분은 10월부터 신선식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심한 부문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오름세가 시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BOJ 회의록에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봤을 때 10월부터 근원 CPI가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며 “위원 대부분은 BOJ가 현 통화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자는데 동의했다”고 명시돼 있었다.
 
다만 회의에서 위원 두 명은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BOJ가 목표 물가 2% 달성 시점을 2017년까지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결국 ‘아웃풋 갭’이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을 반영한다”며 “지금까지의 양적 완화 정책의 효과에도 의문을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웃풋 갭은 실질 GDP 성장률과 잠재 GDP 성장률의 차이를 뜻한다. 실질 GDP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상회하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다.
 
파이낸셜타임즈(FT)도 이날 두 명의 BOJ 위원을 지지하는 칼럼 기사를 보도했다. FT는 “현재 일본의 물가 수준을 고려해봤을 때 안정적인 전략은 한계가 있다”면서 “목표 물가 2%를 조금 더 빨리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양적 완화를 시행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BOJ 위원 대다수가 경기 전망을 낙관했지만 이날 함께 발표된 일본의 9월 경기선행지수 수정치는 회복세 전망에 우려감을 키웠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9월 경기선행지수 수정치는 101.6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전월 수정치인 103.5보다 크게 떨어졌으며 6월 수정치 106.7 이후로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이후의 경제 건전성을 반영하는 지표다. 따라서 향후 일본 경기의 회복세 전망이 훨씬 불투명해진 셈이다. 현재의 경기국면을 가늠하는 경기동행지수는 112.3을 나타내 직전월 수정치인 112.2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각종 부양 정책에도 경제 지표가 살아나지 않자 여성의 고용 증진, 기업들의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등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방안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내수를 살리는 것이 경제 회복에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날 CNBC는 내수 진작에 포커스를 둔 아베 정권의 새 대책안이 불투명한 일본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생길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도쿄의 BOJ 본사에서 고뇌에 찬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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