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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미용의 중심에 선 첨단기술…뷰티산업 혁신 이끄는 디지털
2015-11-25 11:06:13 2015-11-25 11:06:13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과 단순 제품 판매만을 의미했던 뷰티산업이 기존 틀을 벗어나 IT 등 타 산업과의 활발한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유통과 서비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뷰티산업 변화의 중심에는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디지털이 뷰티산업의 혁신을 이끈다' 보고서를 통해 최근 뷰티 산업은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면서 제품개발과 생산, 마케팅 및 유통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나날이 다양해지는 소비자 욕구 충족에 부합한 차별화를 위해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좀 더 색다른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기에 디지털 산업이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매출은 급속도로 확대됐다. 한류 열풍을 탄 인접 국가 수출량 증가로 비교적 영세한 내수용 산업이라는 인식을 벗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국내 선두 기업들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당분간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화장품이 가장 주목받는 사업군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관점에서의 전망 역시 2000년대 들어 연간 5%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는 등 전체적으로 무난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과거 화장품을 비롯한 뷰티 산업은 비교적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지 않는 탓에 진입장벽이 낮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단순 제품이나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종합적이고 다면적 속성의 산업으로 변모하며 트렌드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 시즌에 따라 매번 새로운 상품이 등장하고 인기 컨텐츠에 따라 인기 상품이 급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국인들의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과 다양한 욕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는 복합적인 소비자들의 욕구를 빠르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전자·IT 산업과의 융합을 가속화 시키는 원동력이됐다. 두 산업군의 만남은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필연적 현상이라는 평가다.
 
최근 뷰티산업의 젊은 소비자들은 차별화된 스타일을 만들어 내기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뷰티 트렌드가 SNS 등을 타고 빠른 속도로 공유되는 것 또한 이 같은 성향을 촉진하는 요소다. 과거 뷰티 소비자들은 남들이 구매하는 제품을 따라 사고 특별한 날에만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처럼 ‘개인화’와 ‘스마트화’가 뷰티 분야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디지털산업과 결합한 새로운 유통과 서비스 모델들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유통은 뷰티 산업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 분야다. 특히 중국에서의 온라인 소비 인구는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중국에서 등장한 모바일·SNS메신저와 유통업이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 ‘웨이상(모바일·SNS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소상인)’의 등장은 유통업계의 판도를 크게 흔들었다. 현재 약 10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집단으로 성장한 웨이상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화장품이다.
 
또 가입자에게 월정액을 받고 4, 5개의 신제품 샘플을 제공하는 이른바 'Try before you buy'식의 서비스 역시 최근 설립된 뷰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구매 전 제품을 테스트한 뒤 구매한다는 트렌드를 간파하고 IT서비스와 접목한 사례다.
 
해당분야 대표적 기업인 미국 'Birchbox'는 지난 2013년 40만명이었던 가입자가 지난해 80만명으로 폭증하며 초창기 유명 화장품 업체들이 후원을 외면하던 기조에서 적극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도록 분위기를 바꿔 놓기도 했다.
 
뷰티 소비자들에 보다 풍부한 컨텐츠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도 시장에 속속 도입되는 중이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테스트해볼 필요 없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상적인 시연이 가능한 관련 앱 등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명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LOreal)'이 관련 앱 개발을 위해 페이스맵핑 전문기술업체와 협력한 점은 화장품 회사들 해당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앱들은 단순히 메이크업 분야뿐만 아니라 피부상태를 측정하거나 가상 성형수술 등의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파생이 가능해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보다 정교한 수준으로 발전하며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새로운 구매 형태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 특히 적극적으로 뷰티 제품 소비에 참여하지 않던 소비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피부나 메이크업 상태를 인식하게끔 한 증강현실 뷰티 앱은 관련 전문가들과 이들을 연결하는 데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머리 스타일이나 화장, 피부 등에 고민이 있는 소비자가 본인의 사진 등을 전송하면 메이크업 아티스트 또는 피부관리사 등의 전문가가 개별 진단 후 제품을 추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공급자는 홍보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DNA 테스트기기와 분석결과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의 기술도 시장에 등장하며 뷰티 산업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뷰티산업의 디지털화는 시장을 기존 공급자 중심의 일방향적 흐름을 사용자의 영향력이 보다 강화된 쌍방향적 관계로 변화시켰다. 제품과 서비스 뿐만 아니라 산업의 구조까지 변화시킨 셈이다.
 
뷰티 업계는 과거의 폐쇄적 틀에서 벗어나 타 산업과의 융합을 시도하는 한편, 스타트업들은 끊임없이 기존 강자들을 자극한다. 각 사업체의 성공여부를 떠나 뷰티 산업의 혁신과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아시안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는 데다 한류 붐을 타고 국내 제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들도 다수 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기업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제품과 사업모델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좀 더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를 찾은 관람객이 LG유플러스 전시장에서 매직 미러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매직 미러는 사용자의 피부타입을 측정해 거울 화면에 결과를 표시하고, 그에 맞는 관리법과 제품을 추천한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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