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작됐다. '포용적 성장과 더 나은 세계 만들기'를 주제로 19일 열리는 본행사에서는 역내 경제통합과 지속 가능하고 복원력 있는 경제성장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다.
그러나 파리 테러로 인해 APEC 차원의 테러 대응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장외에서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전날 마닐라에 도착해 필리핀 해군 함정에 올라 필리핀에 함정 등 선박 2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백악관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의 해양안보 능력을 키우기 위해 총 2억59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19일 오바마 대통령은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하며 "미국은 필리핀 방위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일본 총리도 아키노 대통령을 만나 군사장비 지원을 논의했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미·일 정상회담은 19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남중국해 문제를 피해가면서 경제 이슈를 최대한 내세우고 있다. 전날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총리를 만나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계획)를 위한 양국 협력을 강조한 시 주석은 18일 APEC 기업인들과 대화에서 경쟁적인 자유무역 협정이 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를 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APEC 사무국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제는 APEC 회원국도 '평소 같은 성장(Growth as usual)'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저성장의 고착화를 막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 통합의 심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한국은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으로 삼아 산업과 문화, 기술간 융·복합을 촉진하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대 달성을 목표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신임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며 “총리님의 리더십으로 캐나다가 리얼 체인지(real change)를 성공적으로 이뤄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선친이신 고(故) 트뤼도 총리께서는 재임하시는 동안 캐나다 발전의 기틀을 다졌을 뿐 아니라 대외정책에서도 캐나다의 위상을 크게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하셨다"고 평가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국과 캐나다의 경우 역사적으로 굉장히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왔다"며 "앞으로도 이 관계를 쌓아 나가고, 경제적 번영까지도 같이 공동으로 일궈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 호텔에서 쥐스탱 트뤼도 신임 캐나다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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