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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스토리)ISA, 도입전부터 '설왕설래'…해외와 비교해보니
"비과세 200만원 적다"…해외, 계좌소득 전액 비과세에 중도인출도 가능
2015-11-17 14:17:59 2015-11-17 14:17:59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가 내년 3월 도입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격이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에 한정돼 형평성이 떨어지고, 세제혜택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한국형 ISA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본격 도입 전까지 제도 보안이 뒤따를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표영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낮은 세제혜택, 상품 일몰시점, 5년의 의무 가입 유지기간, 중도인출 제한 등이 ISA 계좌 정착의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ISA가 기존의 재형저축과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를 대체하려면 각종 제한 요건을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재산형성' 상품인데…자영업자·프리랜서 가입못해
 
ISA 계좌는 개인 투자자가 예금, 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여러가지 금융상품을 선택해 하나의 계좌 안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기간 중에는 시장상황에 맞게 개별상품을 자유롭게 편입하고 교체하면서 꾸준히 관리할 수 있다.
 
그동안 대표적인 재산형성 상품이었던 재형저축과 소장펀드가 올 연말 일몰을 앞두고 있는 만큼 빈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운용 편의성은 더욱 높여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취지다.
 
ISA 계좌의 경우 직전연도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입할 수 있다. 재형저축이 총급여 5000만원 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로, 소장펀드가 총급여 5000만원 이하는 거주자로 가입자격을 제시한 데 비해 소득제한의 문턱은 낮췄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근로소득자 또는 사업소득자로 가입자격을 제한한 탓에 소득증명이 어려운 프리랜서, 농어민, 가정주부, 학생, 은퇴자 등은 상품 가입조차 어려워 가입자격을 놓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주요국에서 ISA를 도입해 성공한 사례는 영국, 일본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우리보다 가입대상이 훨씬 폭넓다. 또 가입기간, 세제혜택, 납입한도 등에서도 차이가 있다.
 
영국·일본, 계좌소득 '전액 비과세 ' 혜택
 
국내 ISA는 내년 초 본격 판매를 시작하면 오는 2018년까지 3년동안만 가입할 수 있다. 또 5년간은 의무적으로 가입을 유지해야 한다. 투자 시점부터 최장 5년까지 발생소득의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며 초과분은 9.9% 분리과세한다. 한해에 2000만원까지만 납입할 수 있고 중도인출은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자산형성을 돕겠다는 취지에 비해서 발생소득의 200만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품운영기간 역시 3년밖에 되지 않아 ISA를 활성화하기에는 짧다는 평가다.
 
영국은 1999년 ISA를 도입했는데, ISA 계좌에서 생긴 소득은 전액 비과세, 배당소득만 10%를 원천징수한다. 이같은 세제혜택은 계좌를 보유하는 기간동안 무제한으로 적용된다. 또 가입기간은 물론 의무가입 유지기간이 별도로 없고, 연금성 상품을 제외한 모든 금융상품을 편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개방적이다. 납입한도 역시 연간 1만5000파운드(약 2700만원)로 국내보다 높다. 표영선 연구원은 "비과세 혜택과 함께 중도인출이 가능해 저소득층의 자금운용 부담을 최소화했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생애 전주기에 걸친 비과세 혜택을 줘 장기적인 재산형성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일본 NISA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2년 앞선 지난해 1월 도입했다. 20세 이상 일본 거주자라면 가입할 수 있고, 오는 2023년까지 총 10년간 가입할 수 있는데 의무가입 유지기간은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계좌 내 발생소득 전액이 비과세이며, 세제햬택은 우리나라와 같은 투자시점으로부터 최장 5년까지다. 중도인출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납입한도가 연 100만엔(약 950만원)으로 낮은 편이다.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NISA는 도입 당시 계좌 수 650만개, 투자 잔액 약 1조엔에서 1년6개월 후인 올해 6월 말 기준 계좌 수 921만개, 투자 잔액 5조1936억엔을 기록하며 크게 성장했다. NISA는 특징적으로 저금리와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해 투자를 통한 자산관리에 방점을 둬 운용 가능 상품을 예·적금을 제외한 상장주식과 펀드로 제한한다.
 
이밖에도 영국은 유소년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ISA'를 2011년 도입해 16세 미만이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교육의 중요성에 따라 유소년 시절부터 금융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의 상품이다. 일본 역시 내년에 '주니어 NISA'를 도입할 예정인데, 국내는 아직까지 유소년 대상 ISA 도입 계획은 없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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