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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 굴복 없다"…스포츠계, 대책 고심
내년 유로 축구와 올림픽 앞두고 테러 방지에 신중 기할 듯
2015-11-16 12:41:16 2015-11-16 12:47:04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파리 연쇄 테러' 범행에 축구장이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국제 스포츠계가 안전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지난 14일 새벽(한국시간) 파리 동북 지역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장 주변을 비롯한 7곳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난 가운데 8만여명의 관중이 몰린 축구장도 범행 목표 중 하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축구장 보안 요원의 말을 인용해 테러 용의자가 경기 시작 15분 뒤 축구장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몸수색 과정에서 폭탄 조끼가 발견되면서 용의자가 그 자리에서 자폭했다고 전했다.

당시 축구장에선 프랑스와 독일 대표팀의 친선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경기 도중 알 수 없는 폭발음이 들려 프랑수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를 포함한 선수들은 잠시 주춤했다. 경기는 계속돼 프랑스의 2-0 승리로 끝났지만 영국 언론 BBC에 따르면 이 폭발음은 축구장 인근 술집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로 인해 발생했다.
 
이번 테러는 내년 6월부터 한 달간 프랑스에서 열릴 유로 2016과 맞물리며 축구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월에도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해 12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때부터 이날 연쇄 테러까지 10개월간 파리에서 발생했거나 미수에 그친 테러 사건만 8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만 테러범들에게 끌려다녀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크 랑베르 유로 2016 조직위원장은 프랑스 RTL 라디오에 출연해 "대회를 취소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에게 굴복하는 것"이라며 대회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일단 대회를 예정대로 치른다는 합의 아래 내달 10일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안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과거 테러의 아픔을 겪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강경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테러는 모든 인도주의와 올림픽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며 "사회를 단합하게 하고 평화와 화해를 가져다주는 스포츠의 힘을 기억하자"고 호소했다.
 
IOC 또한 내년 8월 리우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해석한 분위기다.
 
올림픽 비극을 돌이켜보자면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검은 9월단'이 선수촌에 잠입해 이스라엘 선수 2명을 살해하고 인질극을 벌인 바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에는 개막 하루 전날 경기장 밀집지역에서 폭탄이 터져 각국 선수단과 임원들이 대회 내내 공포에 떨어야 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시내의 올림픽 100주년 기념공원에서 음악 공연 도중 폭탄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11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일어났다. 지난해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대회 직전 3건의 폭탄 테러가 발발해 선수단과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스포츠 이벤트는 수많은 사람이 현장을 찾는다. 게다가 전 세계 미디어가 주목한다는 점에서 테러 집단들의 주요 공격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해마다 관련 보안이 철저해지고 있으며 브라질도 내년 올림픽을 대비해 이미 1500명에 이르는 테러대응센터를 설치했다.
 
스포츠시설물 테러에 대한 해결책으론 전방위적인 협조가 꼽힌다.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의 논문 '스포츠시설의 안전실태 및 대 테러대책에 관한 연구'에서는 '교통과 통신의 첨단화와 과학화로 한 국가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정부 부처 간의 업무협조와 함께 국가 간 국제공조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지난 14일 새벽(한국시간) 발생한 파리 연쇄 테러를 애도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흑백 화면 처리한 파리생제르맹(PSG) 구단. 사진/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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