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민원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금융감독원이 금융민원·분쟁 신속처리반과 특별조사팀을 신설해 처리속도를 평균 42일에서 최대 7일로 줄이는 한편, 금융사의 민원·분쟁을 관리하는 실태를 평가하고 민원처리 관련 경비를 일부 부담케 하는 등 민간의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런 내용의 '금융 민원·분쟁처리 개혁방안'을 제14차 금융개혁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 이르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개혁안에서 금융사와 소비자 간 자율조정을 활성화해 금융민원·분쟁 업무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작년 기준 고작 72명의 인력이 7만9000건에 달하는 금융민원을 처리하고 있으나, 금융사는 금융상품 판매에만 치중하고 민원·분쟁 처리에 대해선 '불편한 일, 비용부담' 정도로 생각해 소비자의 민원이 금감원에 쏠리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감원은 금융사가 민원인과의 전화통화, 면담 진행 등 민원해결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사가 민원 내용을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민원인에게 그 사유를 상세하게 안내하는 절차를 마련토록 하고, 금융민원이 많거나 급증하는 회사 또는 영역에 대해서는 소비자보호처와 해당 검사국이 현장검사를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민원·분쟁처리 관련 실무 매뉴얼을 작성·배포하고, 매월 분쟁처리 실무자 회의를 개최해 금융사와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민원·분쟁처리 인력을 충분히 보강하고 신속처리반과 특별조사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유형과 무관하게 처리되던 민원·분쟁 처리 서비스를 유형별로 분류해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가령, 조정 판례가 있어 사실 확인 등을 통해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민원·분쟁은 신속처리반이 맡는다. 이렇게 하면 평균 42일 걸리던 처리 기간이 7영업일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아울러 생계형 민원·분쟁 등 민원인의 경제적 곤궁으로 시급한 처리가 필요한 경우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반대로, 구체적 입증자료 없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악성민원은 신설되는 특별조사팀을 통해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민원인의 권리보호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거쳐 악성민원을 판별할 방침이다.
민원·분쟁처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안에 의료·정보기술(IT) 등 전문 소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전심의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전문 소위원회 위원장은 분조위원 중 외부 인사를 선정, 민원을 심층 검토하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의료 감정·파생금융거래 등 분쟁이 전문화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외부 전문가를 채용,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의료감정 지원이 가능한 '의료인 리스트'를 제공, 공정한 해결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분조위원들의 연임 횟수를 제한하고 정보누설금지서약·의사록 서명을 의무화하고, 불공정 심의가 우려되는 경우 즉시 해촉하는 등 분조위의 공정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분쟁의 경우 분조위 결정 등을 바탕으로 피해구제 절차 등을 보도자료를 통해 안내하고, 해당 금융사도 이를 안내토록 할 예정이다. 인터넷을 통한 민원 서비스도 강화한다. 금감원 콜센터(1332)의 안내 메뉴를 개편해 금융 민원·분쟁 신청절차와 같은 단순 문의는 ARS 방식으로 안내해 효율성을 높이고, 금감원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신청을 할 때는 공인인증서, 휴대전화 인증 등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해 추가 확인을 거치는 비효율을 막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 중 금융사를 상대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진행해 민간의 금융민원·분쟁 관련 역량 제고를 유도하기로 했다. 금감원에 제기된 민원 유발건수와 함께 금융사의 민원·분쟁 처리 전담 조직의 구성 여부·전문성 등 운영실태와 관련 규정의 적정성 등을 평가해 공표하는 방식이다. 민원·분쟁이 발생했을 때 금융사에 금전적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영국 금융민원전담기구(FOS)의 경우 연간 25건을 초과하는 민원처리건에 대해 해당 금융회사에 대해 건별 수수료로 전체 운영경비의 25%에 해당하는 96만원가량을 부과하고 있다.
오순명 금감원 소비자보호처장은 "금융협회, 금융사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연내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과제별로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매년 실시하는 금감원의 민원처리만족도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민원·분쟁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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