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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 태극마크가 당연해진 '무서운 아이'
A대표팀과 올림픽팀이 서로 원해 '사전 조율'
2015-11-02 14:35:34 2015-11-02 14:35:34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혜성처럼 등장해 '무서운 아이'로 불렸던 권창훈(21·수원삼성)이 축구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동시에 원하는 한국 축구의 현주소로 거듭났다.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올림픽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은 2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12일 미얀마·17일 라오스)에 나서는 대표팀과 내년 1월 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하는 올림픽대표팀 모두 고심 끝에 선발한 선수 명단을 내놨다.
 
가장 관심이 쏠린 것은 권창훈의 행보였다. 먼저 명단 발표를 한 슈틸리케 감독은 "권창훈이 이번에 올림픽대표팀 선수로 합류하기 때문에 대표팀 명단에서는 제외됐다"면서 "권창훈을 대체할 선수를 따로 뽑진 않았다"고 밝혔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미드필더진이 풍부해 그 선수들로 권창훈의 빈자리를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슈틸리케 감독의 방침은 신태용 감독과의 조율 끝에 나온 결정이다. 두 감독은 권창훈의 선발 여부를 놓고 미리 교통정리를 했다. 신 감독이 대표팀에선 수석 코치 역할을 맡고 있어 두 지도자의 소통이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9월 레바논 원정을 마치고 권창훈과 신태용 코치를 만나 셋이 면담했다"며 "이번부터는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서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그래야 내년 리우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권창훈의 필요성과 중요도를 고려해 슈틸리케 감독이 권창훈을 신태용 감독에게 양보한 것이다. 이를 넓게 해석하면 축구계에서 권창훈이란 선수 자체의 기량과 존재감이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은 이미 A대표팀에서 검증받았으며 더 발전할 선수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잘해줄 것"이라며 "나머지 선수들도 권창훈과 더불어 한 단계 발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8월 동아시안컵에서 태극마크를 단 권창훈은 3개월 만에 대표팀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K리그에서의 활약을 눈여겨본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그를 태표팀으로 불러냈다.
 
그렇게 시작된 권창훈의 대표팀 경력은 화려했다. 대표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권창훈은 7번의 A매치에 출전해 3골을 터뜨렸다.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는 슈팅력과 왕성한 활동력에 더해진 패스 능력으로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차분한 인상과 앳된 외모의 권창훈이 운동장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몇몇 팬들은 "박지성과 닮았다"고 환호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권창훈.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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