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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저 금리 4개월…"집없는 설움만"
수익률 높은 월세 선호 심화…전세 실종기
2015-10-21 14:41:11 2015-10-21 14:41:11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역대 최저 기준금리가 적용된지 4개월이 지난 현재 매매시장은 어느 때보다 가벼운 발걸음을 보였다. 반면, 임대차시장은 서민들의 주거부담을 어느 때보다 무겁게 만들었다. 주택구입이 늘어 전세수요가 줄고, 전셋집 공급이 많아질 것이란 과거의 경험과 달리 전세시장은 여전히 수급 불균형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6월 11일 한국은행은 1.75%였던 기준금리를 1.50%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역대 가장 낮은 금리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은행의 조달비용 하락을 뜻한다. 시중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가산금리를 높이지 않을 경우, 시중 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낮아진 대출금리는 주택매매 활성화에 기여한다. 대출이자 상환 부담이 낮아지며 매수를 망설이던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한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 후 아파트 매매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2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4개월 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93%, 서울은 2.32%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 0.92%, 서울 0.62%를 크게 상회한다. 올 6~9월 전국 주택매매량은 40만132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3895가구보다 27.8% 늘었다.
 
주택 매매 증가 원인으로는 전세난에 따른 전세수요의 매매전환과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인한 추가 주택 구입이 꼽힌다. 과거의 경우 전세수요가 줄고, 추가 주택의 전셋집 공급이 증가할 경우 전세시장 안정화에 일조하지만, 최근은 상황은 다르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2.15%를 기록했다. 서울은 3.25% 올랐다. 지난해 전국, 서울 전셋값 평균 상승률은 각각 1.15%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지난해 6~9월 27만6743건이 거래됐던 전셋집은 올해 같은 기간 23만8768가구로 줄었다. 줄어든 전세거래는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큰 월세로 옮겨갔다. 지난해 6~9월 18만8223가구였던 월세거래량은 올해 21만3992건으로 늘었다.
 
전세를 놓던 집주인들이 계약 만료와 함께 월세(반전세 포함)로 전환하며, 전세공급량이 줄고 있다. 특히 추가 주택을 구입한 투자 세력이 추가분을 전세보다 월세로 놓으며 공급량 증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저금리와 기대를 밑도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8월 말 기준 전국 평균 전월세전환율은 7.3%로, 1~3% 수준인 시중은행 예금 이자율보다 크게 높다. 주택 소유주들의 선택에 따라 움직이는 임대차시장의 특성상 세입자들의 임차주택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전셋값 급등과 월세화에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세입자 주거비 부담이 낮은 전세는 고금리 또는 주택가격 상승이 전제될 때 활성화될 수 있는 임대시스템이다"면서 "저금리로 매매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겠지만 가격 상승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전세를 공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역대 최저 기준금리로 매매가 늘었지만 집값 상승이 기대를 밑돌며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시장은 전세품귀현상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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