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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성에 눈뜨는 우리 아이, 나부터 건강한 인식가져야
‘쉬쉬’만 해선 안돼…정확한 눈높이 교육을
2015-10-20 06:00:00 2015-10-27 13:55:17
아동·청소년 성폭력범죄가 심각한 수준이다. 청소년 또래 간 성범죄도 크게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9일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등에 따르면 2013년 전국에서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청소년이 기소된 사건은 782건으로 2002년60건과 비교해 13배 이상 증가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또래 간 성폭력 원인 중적지 않은 부분이 잘못된 성 인식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폭력을 연출해 영상화한 음란물이 범람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등 통신기기 발달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성교육 수준은 양적이나 질적으로 한참 뒤져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스토마토
 
한국성폭력상담소 노선이 활동가는 “왜곡된 성행위 영상을 보고 어떻게 접근하느냐가문제인데 아이들은 변별력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노출되기 때문에 성폭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최근 정확하고 효과적인 조기 성교육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로서는 성교육을 언제 어떻게, 어느수위까지 해야 할지 껄끄럽고 막막하기만 하다.
 
교육전문그룹 비상교육의 학부모 교육정보커뮤니티 ‘맘앤톡’이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초등 학부모 회원 1003명을 대상으로 ‘가정 성(性)교육’이란 주제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899명)가 가정에서 꾸준히 성교육을 하고 있거나,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대부분 부모가 자녀 성교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필요한 성교육 내용과 방법을 모르겠다’는 응답이 33%(328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쑥스럽고부끄러워 설명하기 어렵다’ 28%(281명), ‘교육자료가 부족하다’ 20%(201명), ‘부모 자신성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 13%(134명) 등의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노 활동가는 “자녀에게 성교육을 하기 전에 부모가 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 먼저”라며 “성에 대한 가치관이 올바르게 확립된 상태에서 자녀의 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생각보다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부모들이 많다”며“부모가 먼저 전문가로부터 성교육을 받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성교육은 몇 살부터 하는 것이 적절할까. 전문가들은 적정 나이가 따로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자녀가 궁금해할 때부터 성교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교육 수위는 자녀가 진정으로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등을 부모가 먼저 파악해 자녀 눈높이에 맞춰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이 선입견을 버리는것이다.
 
일반적으로 성교육이라고 하면 성기를 떠올리고 성기로 어떤 관계들을 맺는 지에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은 피해야 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발현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생각하는 성과 어른들이 생각하는 성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노 활동가가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성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사례는 크게 세 가지로나뉜다. 직접적인 질문, 성기 만지기, 야한 동영상 보기이다.
 
자녀들이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은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엄마(아빠), 아이는 어떻게 생겨?’라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들었을때 부모들은 당황한 나머지 ‘뭘 그런걸 알려고해?’라며 서둘러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는 쓸데없는 것을 묻는다고 혼내기도 한다.
 
부모들 중에는 ‘다리에서 주워 왔다’, ‘배꼽에서 나왔다’는 등 사실과 다르게 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피해야 한다. 자녀의 질문에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준비를 해놓고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구체적으로는 연령에 따라 다른데 영유아의 경우 성관련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또 궁금증이 어디까지 인지 파악하고 굳이 질문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초등학생의 경우, 책을 추천해 주거나 부모와 책을 읽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좋은 방법이다. 성교육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엄마도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더 알아보고 설명해줄게’라는 식으로 솔직히 말하고 시간적인 여유를 갖는 것도 바람직하다.자녀들이 자신의 성기를 만지면서 노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때 절대 소리를 지르거나혼을 내서는 안 된다.
 
특히 성기를 만지는 행동이 잘못됐다고 말해선 안 된다. 이럴 때는아이를 따로 불러 둘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좋다. 그리고 ‘만지면 기분이 어때?’ ‘어떨 때만지고 싶어?’ 등 아이의 상태를 체크한 후에‘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성기를 만지지 않는 게좋다’, ‘성기는 오줌이 나오는 곳이기도 하니위생과 관련해서도 많이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네게 아주 소중한 곳이므로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등 아이 입장에서 이해하며 설명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 활동가는 “아이들이 성기를 만지는 것은자위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들은 하나의 놀이처럼 심심할 때 만지기도 하고 잡아 뜯기도 하고 그냥 문지르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부모가 혼을 내면 아이는 당황하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으로 인지하게 되고 혼자서 은밀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부모가아이의 성을 파악하는데 더 어렵게 된다.
 
중·고등학생의 경우라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네가 자위를 하는 것은 너 혼자 있는공간에서 해야 한다’고 말해줘야 한다. 그러나그 전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몇 가지 규칙들을알려주는 정도가 좋다. 이런 규칙조차 알아듣지도 못하는 나이라면 놀이처럼 차라리 내버려두는 것도 방법이다. 이 시기에는 그런 행동이 잠깐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속된다면 다른욕구가 충족되지 못해서 그러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를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해줘야 한다.
 
아이가 야한 동영상 즉, ‘야동’을 보다가 들켰을 때 부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노 활동가는 “안 좋은 야동을 보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특히 상대방 의사에 반한 성폭력 상황을 그대로 재연한 것 등은 절대로 보게 해서는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제적인 성관계 동영상을 청소년이 접하게 되면 잘못된 왜곡된 성을 정상적인 성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이가 어떤 야동을 보는 지, 어디에서얻는지 파액해 음란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노 활동가는 “부모 자신은 열릴 준비가 안돼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교육하면 부담스럽고 더 힘들어 질 수 있다”며 “성교육 주체는부모이기 때문에 성교육 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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