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평가 없는 '깜깜이 예산'…법적 근거 없는 '기업 부담 완화'
국회예산정책처 '예산안 분석'…"고용창출보다 과도한 지원 우려"
2015-10-18 16:21:03 2015-10-18 16:21:03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고용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노동개혁'이 예산안에서부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의 청년 일자리 창출 노력을 평가하기 어려운 '깜깜이' 지원 예산은 수백억원에 달하고, 법적 근거도 없이 대기업 등에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주기로 하면서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16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을 보면 고용노동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세대간 상생고용 지원' 사업으로 619억원을 올렸다. 고용노동부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직원과 신규 채용된 청년 1쌍당 연 1080만원을 2년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에는 연 540만원을 준다. 정부가 추산하는 지원 규모는 대기업 4500명, 공공기관 4000명, 중소기업 1700명에 달한다.
 
하지만 늘어나는 청년 일자리보다 기업이 받는 돈이 많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고용노동부 계획대로라면 기업은 인력을 채용할 때마다 인건비를 지원받는다. 이 사업과 무관하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원을 채용하고도 돈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이다. 예정처는 보고서에서 "청년고용 창출 노력은 한 해 채용이 끝난 이후에야 평가가 가능하다"며 "기업이 사업계획서대로 청년을 고용했는지 확인한 이후에 사후적으로 지원금을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원금 심사에서도 청년고용은 후순위에 머물러 있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상생고용 심사 기준은 임금체계 개편(40점), 청년고용 창출(30점), 상생 노력 시기와 근로조건(30점) 등이다. 예정처는 "임금피크제 등으로 임금이 줄어드는 직원이 아니라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임금체계 개편을 심사기준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사업 목적에 걸맞은 청년고용 창출 노력에 더 많은 배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부는 법적 근거도 없이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예산안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 지원금' 예산은 올해 7억원에서 내년 23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적용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 올해 말로 지원을 끝내는 규정을 뒀지만, 고용노동부는 3년간 한시적으로 지원금을 유지하기로 했다. 청년고용을 위해 기업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하려면 법적 근거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민주노총이 지난달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노동개악 저지, 노사정위 논의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피크제는 사기"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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