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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건설공제조합 '정피아' 논란
노조, 불투명 한 선출과정에 반발 "무기한 투쟁 나설 것"
2015-10-15 10:23:33 2015-10-15 10:23:33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건설업계의 보증·융자·보험 등을 진행하는 민간보증기관 건설공제조합이 이사장 선임을 두고 '정피아(정치권+마피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완대 현 이사장의 임기가 작년 11월 만료되고도 1년 가까이 새 이사장 선임이 지연되는 가운데 건설 전문가도 아닌 '무리한 낙하산 인사'가 이사장에 최종 낙점되면서다.
 
15일 업계와 조합 노조 등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은 지난 13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박승준 전 골든키자산운용 부회장을 새 이사장으로 추천했다.
 
1963년 설립된 조합은 조합원 수가 1만여개사에 이르며 자본금 5조2000억원, 보증잔액 102조원에 달하는 건설업계 대표 민간 보증회사다.
 
설립 초기에는 정권의 입김에 따라 이사장 자리가 바뀌었으나, 1990년대 김영삼 정부 이후부터는 국토교통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이사장직을 맡아왔다. 이번에도 새 이사장 후보로 국토부 1급 출신 박상우 전 기획조정실장이 올라 지난 5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까지 통과했으나, 5개월 가까이 선임이 지연되더니 결국 전혀 다른 인물로 후보자가 바뀌었다.
 
이를 두도 정피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 전 부회장은 사조산업(007160) 임원과 제주 타미우스골프장(옛 로드랜드) 대표, 전북 익산 웅포골프장 대표 등을 거쳤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씨가 최대주주인 비엘에셋에서도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건설 관련 근무 경력이 전무하다는 것. 골든키자산운용은 2011년 설립된 에너지·발전·선박·레저 분야의 대체투자 자산운용회사다.
 
조합 노조는 불투명한 이사장 후보 선출 과정과 새 이사장 후보인 박 전 부회장에 대한 자격을 문제 삼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29일 열리는 총회에서 이사장 선임이 부결되도록 총력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갑진 노조위원장은 "박 전 부회장의 이력을 보면 건설보증업무와는 무관하고 금융회사도 근무경력이 길지 않다"며 "함량 미달의 정피아는 선임의 절차적 정당성은 물론, 업무 전문성마저 검증되지 않은 인물로 건설산업 전체를 부실화시키는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20년 이상 지속된 국토부 관피아 낙하산이 청와대와 정치권이 직접 관여하는 정피아 자리로 회귀한 것"이라며 "이사장 선임 구조가 선진화될 때까지 무기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업무의 특성상 건설업에 대한 이해와 건설금융 업무에 정통한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이참에 이사장 선출방식을 공모제로 전환, 투명한 절차를 통해 건설 또는 건설금융 업무에 정통한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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