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창업행렬이 은퇴 시기인 60대로까지 번지고 있다. 100세 시대 그냥 은퇴하기에는 요즘 60대가 너무 젊기도 하거니와 자식들 눈치 보지 않고 떳떳한 노년을 보내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사업체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이 대표인 사업체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에서 창업이 늘어난 가운데 특히 60대 사장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60대 이상이 대표인 사업체는 2013년 62만7348곳에서 지난해 70만1319곳으로 7만3917곳(11.8%) 증가했다.
전국 사업체 수는 381만7000개로 1년 전보다 3.8%(14만 390개) 늘어났다.
창업과 폐업을 합쳐 순증한 사업체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이 세운 셈이다. 최근 몇 년간 활발했던 50대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행렬이 60대까지 이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3년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이 이어지면서 50대가 대표인 사업체가 급증했는데 60대로 그 행렬이 넘어갔다는 얘기다.
20대 창업은 전년보다 24% 증가했으나 취업이 어렵자 창업에 나선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20대 창업은 카페·음식점·옷가게 등 비교적 창업이 손쉬운 일부 업종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한 편이다.
반면 60대 이상의 창업은 50대와 마찬가지로 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점업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전체 사업체 수 증가분에 대한 기여율 역시 도소매업이 27.4%로 가장 높았다. 사업체 100개가 순증했다면 이 가운데 27.4개가 도소매업체라는 얘기다.
이처럼 한국의 자영업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는 가운데 회사를 그만둔 베이비붐 세대는 생계유지를 위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도소매와 음식업 등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에서 창업에 뛰어들지만, 대부분이 사업 실패로 퇴직금을 고스란히 날리고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다.
50세 이상 자영업자들의 창업성공률이 낮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실태 조사에서 자영업으로 뛰어든 동기에 대해 '생계유지를 위해서(다른 대안이 없어서)'를 꼽은 자영업자가 전체의 82.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창업을 통해 성공할 가능성이 있어서'와 '가업 승계를 위해서'는 각각 14.3%, 1.3%에 불과했다.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자영업을 시작한 비율은 2007년 79.2%, 2010년 80.2% 등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묻지마 창업의 결과는 비참하다. 장사가 안 돼 감당 못할 빚으로 신음하는 사람이 많다. 올해 상반기 개인사업자를 상대로 한 신규대출은 51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38조7000억원)보다 34% 늘었다.
KB경영연구소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악화와 은퇴 후 창업 활동 증가로 자영업자의 부채규모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자영업 대출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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