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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7년만에 타결된 TPP…메가급 경제권 출범
중국 견제한 미국과 일본의 빅딜 성사
2015-10-06 14:59:10 2015-10-06 14:59:10
세계 최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협상이 타결됐다. 12개 회원국들이 7년 만에 역사적인 합의에 이르게 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일자리 창출과 국가간 교역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견제한 미국과 일본의 ‘빅딜’이 성사됐다며 향후 추가 참여국들의 검토가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엿새 만에 ‘극적 합의’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 무역·통상 장관들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리츠칼튼 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의약품과 자동차, 낙농업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협상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0일부터 열린 이번 장관회의는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지만 의약품 특허 보고 기간 등 핵심 쟁점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엿새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마이클 프로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우리는 각국의 근로자와 소비자의 효율적인 거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TPP 협정 타결에 따라 12개국은 자동차에서부터 쌀과 낙농품까지 다양한 분야의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 인하하게 됐다. 신약 특허와 지적재산권, 노동과 환경 보호 등의 범위까지 구체적인 규정을 채택했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미국의 의약품 특허 인정 기간은 최소한 5년, 사실상 8년으로 합의됐다. 자동차 부품 원산지 규정은 미국 측의 양보로 45~50% 수준으로 합의됐다.
 
마지막 논의 대상이었던 농업 분야에서는 일본과 캐나다가 양보했다. 일본은 미국산 쌀 연간 5만톤에 면세를 부여하고 13년 뒤부터는 면세 범위를 7만 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달걀, 닭 등 품목에 대해 5년 동안 점진적으로 개방하겠다고 합의했다.
 
◇세계 경제의 37%의 최대 경제권 출범
 
TPP는 지난 2005년 6월 뉴질랜드·칠레·싱가포르·브루나이 4개국 체재로 출발했다. 이어 2008년 미국이 호주, 페루와 함께 전격적으로 참여를 선언하면서 미국 주도의 다자 FTA로 바뀌게 됐다. 이후에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일본의 참여로 구성됐다.
 
경제 규모 면에서 TPP 참가 12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 GDP의 37.1%를 구성하며 교역규모에서는 세계 교역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TPP 당사국들의 경제 규모는 규모뿐만 아니라 영향력이 주목된다”며 “다자간 무역을 통한 국제 사회의 통합 노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향후 12개국은 2~3개월의 협상을 거쳐 최종 협정문을 작성할 예정이며 앞서 각국은 의회 통과를 위한 비준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미국 의회의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미국 행정부는 협정문과 함께 TPP 이행 부수 법안을 제출하며 60일 내에 표결을 통해 찬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WSJ은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 TPP는 2017년에나 표결 이후 발효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의류·일본 자동차 수혜 기대 
 
TPP 타결을 통한 교역 수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TPP 주도국인 미국은 농산물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금융과 통신, 의류 산업에서 아시아 시장 진출이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의류업에서의 관세 철폐를 통한 수출 증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TPP 주도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경우에는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의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협정 발효로 자동차 부품 관세가 철폐되면 미국 등 타국에서의 일본 자동차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이전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과 FTA를 체결하지 못했으나 이번 TPP 타결로 세계 GDP의 약 37%를 차지하는 국가들과 협정하는 효과를 얻게 돼 수출 등에서의 수혜가 확대될 것이란 의견이다.
 
미국과 일본은 TPP를 통해 세계 경제 질서에서 중국을 가둘 수 있게 돼 교역뿐만 아니라 경제패권에서도 이득이라는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PP 타결로 중국이 아닌 미국이 경제 질서를 주도하게 됐다”며 “이는 곧 중국을 비롯한 타 아시아 국가를 설득해 협정 참여를 확대 할 바탕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란타에서 12개 회원국 무역장관들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TPP) 협정 타결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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