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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트래픽, 3년 만에 54배…이통사 미래 장밋빛?
업계, 데이터 혜택·망 운영·신사업 투자…“여유 없다"
2015-10-05 16:55:23 2015-10-06 11:03:38
국내 이동통신 트래픽이 3년 만에 54배로 폭증한 가운데, 트래픽 증가세에 따른 이통사 수익성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전체 트래픽 상승분만을 놓고 수익성 규모를 예측할 수 없으며, 이를 추가적인 요금 인하와 연결짓기는 더욱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지난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국정감사에서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이통 3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2012년부터 3년간 평균 8.3%씩 올랐다. 당분간 ARPU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인데, 견인축인 데이터 트래픽이 업계와 정부 예상보다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15만5436TB를 기록했으며 이 중 약 98%가 LTE 트래픽이다. 2012년과 비교하면 무선 트래픽은 무려 54배 급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은 “매달 정부 예상치보다 트래픽이 3.5%씩 초과 발생하고 있다”며 “현실을 반영한 트래픽 예측과 주파수 정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향후 주파수 부족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소비 패턴이 데이터 중심으로 본격 전환 중이고, 각종 IoT 기기와 센서 등의 등장으로 통신망 접속 기기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 모바일,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도 고화질·고용량 콘텐츠 소비가 늘어날 것이므로 트래픽 증가세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 트래픽이 3년 만에 54배 폭증한 가운데, LTE 보급률 상승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개편 등에 힘입어 트래픽 증가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증권가는 이통사들의 장기 수익성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TE 보급률 상승,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개편, 트래픽 증가에 힘입어 2017년까지 장기 이동전화 ARPU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LTE 가입자 수는 3994만여명으로 40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또 이통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는 9월 말 기준 935만여명을 기록하며 곧 1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데이터 트래픽 폭증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다.
 
이통사들의 성장 동력이 ‘가입자 수’에서 ‘가입자당 데이터 트래픽’으로 전환된 만큼 이같은 흐름은 분명한 ARPU 개선 요인이다. 사업자들도 이용자들의 트래픽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6년엔 LTE 가입자 성장이 둔화되는 현상과 LTE 가입자 차상위 요금제로의 이동이 동시에 나타나 ARPU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업계는 ARPU가 개선되더라도 추가적인 요금 인하와 연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현재 집계되는 트래픽에는 데이터 사용별 고객 이용 패턴이 섞여 있고, 청소년·노년 층에 제공하는 데이터 혜택과 각종 부가서비스 등이 혼합 반영돼 수익성과 직결되는 부분은 좀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래픽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되니 요금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통사가 데이터 혜택을 늘려 트래픽이 증가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며 “트래픽이 늘어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에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 익숙해 이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년 통신 인프라 투자에만 약 3조원이 들고, 에너지와 스마트카 등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도 필요한 시기”라며 “망 운영비 대비 이용 대가는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추가 요금 인하를 생각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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