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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스토리)한국부자, 빚갚고 수익형부동산 늘렸다
계속 줄던 부동산자산 큰폭 늘어…오피스텔등 고정적 월수익 노려 투자
2015-10-04 15:19:18 2015-10-04 15:20:56
한국에서 부자소리를 들으려면 돈이 얼마나 있어야할까? 부자들은 최소 109억원은 있어야 진짜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KEB하나은행 PB고객 109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의 기준은 자산 규모가 클수록 눈높이도 올라갔다. 금융자산 '30억원 미만'은 최소 74억원, '30~50억원 미만'은 129억원, '50~100억원 미만'은 153억원, '100억원 이상'은 215억원을 보유해야 부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부를 어떻게 축적하고 있을까. 연간 소득구조를 보면 재산소득 40%, 근로소득 29%, 사업소득 24%, 기타소득 7% 순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에 따라 연간 소득도 차이를 보였는데, 보유한 자산규모가 클수록 재산소득 즉, 부동산 또는 금융투자를 통한 소득 증가가 컸다. 반면, 자산규모가 적을수록 근로소득이 주 수입원인 경우가 많았다.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돈이 알아서 돈을 벌어준다는 얘기다. 이수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부자들의 경우 근로소득으로 자산을 불렸지만 자산규모가 커지면서 적극적인 부동산 투자와 사업경영을 시작했으며 그 결과 재산소득과 사업소득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젊은 세대의 약진이다. 월급으로는 부를 축적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사업이나 투자를 일찍 시작하는 이들도 많아졌다는 얘기다. 30대 이하 부자의 소득은 근로소득 36%, 사업소득 29%, 재산소득 28%로 구성되어 있다. 직업을 조사한 결과 자영업이 33%으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회사원과 의료, 법조계 전문가 각각 22% 등의 순으로 높았다. 근로소득 비중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사업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이다. 30대 이하 부자의 재산소득 비중은 40대 재산소득 비중보다도 높고, 50대 부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속 또는 증여를 통해 형성된 자산을 갖고 금융 또는 부동산투자를 활발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재테크 흐름은 부자들의 자산구조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부자들의 자산은 부동산 자산 47%, 금융자산 53%로 구성되어 금융자산 비중이 더 높았다. 그러나 최근 5년간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비중이 계속 하락한 것과는 반대로 작년 한 해 동안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 비중을 크게 늘렸다. 특히 금융자산 30억~50억미만 부자들의 부동산자산 비중을 전년 40%에서 7%나 확대했다. 아파트 재개발·재건축 및 금리하락 등 정부의 다양한 ‘부동산 시장 살리기’를 위한 정책이 잇따르면서 부자들도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투자한 형태가 거주용보다는 수익형이 많았다는 점이다. 보유 주택 형태로는 중소형아파트33%, 오피스텔 27%, 대형아파트 19% 등의 순으로 많이 투자했다. 그나마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은 현재 세입자와의 거래 형태가 월세가 33%로 가장 높았고, 전세가 32%, 반전세 비중이 30%로 조사되었다. 또한 향후 월세 또는 반전세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부자의 비중이 71%나 되었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하락 및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전세금을 이용한 금융수익보다는 고정적인 월수입을 노린 것으로 분석 된다”고 판단했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아졌는데도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 비율은 21%로 오히려 전년 30%에서 감소했다는 점이다. 자산규모별로는 금융자산 '50억 미만' 부자들의 부채 비율은 전년 대비 평균 9.5% 상승했으나 '50억 이상', '100억 이상'의 부자들은 부채 비율이 각각 5%, 2% 감소했다. 향후 자산구성에 변화를 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금융자산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비중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전년 10%에서 15%로 증가했다. 금융자산 규모별로 50억~100억 미만 부자들을 제외하고 모든 구간의 부자들이 부동산 비중 확대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 만큼 투자매력이 살아났다고 평가한 것이다. 명심할 것은 투자목적이 아닌 월세 등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부자들은 금융투자에 있어서도 고위험 고수익투자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자들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예금 비중은 35%로 전년의 42%에서 7%포인트 줄었고 반면, 주식은 19%로 전년대비 5%포인트 증가했다. 향후 관심투자 자산도 은행지수 연계신탁 16%, 단기 고금리성 상품 11%, 주식형 펀드 10%, 은행 예금 8% 순으로 '투자형 금융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원은“금리하락 추세가 지속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지만 지난해 주식시장의 호황 등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본시장으로 투자처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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