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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속 기업 투자 양극화 심각…중견그룹 투자액, 대기업의 6.5%
지난해 상장사 투자액 131.3조…최근 6년간 감소세
2015-09-30 15:33:06 2015-09-30 15:41:51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경기침체 속에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정부의 독려에 부응하기 위해 투자를 일정 수준으로 늘려가고 있지만, 중견그룹의 투자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장사들의 전체 투자도 감소추세다. 
 
◇중견그룹, 투자 증가 0.2%…사실상 정체
 
대기업을 제외한 중위권 그룹의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1위부터 100위까지의 70대 중견 그룹 중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66개 그룹 208개 계열사의 투자 및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투자는 2조5104억원, 총 고용 인원은 16만7130명으로 집계됐다.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해 사실상 정체됐으며, 고용 증가율은 2.0%에 그쳤다. 특히 투자증가율은 30대 그룹과 큰 대조를 보였다. 30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는 1년전에 비해 31.5% 늘었다. 총 투자 규모도 30대 그룹의 6.5%에 불과했다.
 
70개 중견그룹 중 투자를 늘린 곳은 42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100억원 이상 늘린 곳은 전체의 4분의 1인 17곳이다. 총 투자액이 1000억원을 넘는 그룹은 ▲이랜드(2240억원) ▲코오롱(1607억원) ▲MBK파트너스(1475억원) ▲한국타이어(1390억원) ▲아모레퍼시픽(1269억원) ▲삼라마이다스(1158억원) 등 6곳이다.
 
이에 반해 24곳은 투자를 줄였다. ▲넥센 983억원(60.8%) ▲보광 567억원(51.5%) ▲대신 527억원(72.0%) ▲네이버 486억원(68.6%) 등이 투자를 축소했다. 이어 ▲대성(475억원·53.1%) ▲한진중공업(303억원·71.7%) ▲세아(204억원·45.8%) ▲대상(153억원·41.2%) ▲오뚜기(141억원·33.3%) ▲한일시멘트(138억원·55.2%) ▲한양(138억원·96.1%) ▲경동원(137억원·43.0%) ▲일진(115억원·37.7%)이 100억원 이상 투자를 줄였다.
 
◇30대그룹, 최근 6년간 투자 6.2%씩 증가
 
그나마 대기업들은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전경련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투자실적 및 하반기 계획'에 따르면, 30대 그룹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꾸준하게 국내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의 투자실적은 2008년 81조4000억원에서 2014년 116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6.2%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국민정상 총설비투자는 연평균 3.6%씩, 가계소비는 4.1%씩 성장인 것에 비하면 국내투자는 활발한 편이다.
 
6년간 연평균 성장률 비교. 자료/ 한국은행, 국민계정
 
올해 30대 그룹은 총 135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상반기에 61조1000억원, 전체의 45.1%)을 투자한 상태다.
 
정부는 재계에 투자와 고용 창출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주요 그룹들의 투자와 고용은 한국 경제를 견인할 뿐 아니라 지역 상권도 활성화시킨다는 판단에서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5일 경제단체 부회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경제활성화 및 구조개혁 노력에 경제계가 적극 협조해달라"며 "올해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독려하고, 투자 애로사항 등에 대해 건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상장사, 투자 감소세 확연
 
하지만 상장기업 전체로 봤을 때 투자 감소는 확연하다. 
 
전경련이 30일 국내 상장사 약 1300개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 등 연결재무제표 항목을 조사한 결과, 최근 6년간 매출액 대비 투자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투자는 ▲2009년 7.7% ▲2010년 7.5%로 감소한 이후 2011년 8.0%로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2012년 7.4% ▲2013년 7.2% ▲2014년 6.9%로 하락했다.
 
전체 투자액을 살펴봐도 2010년 131조9000억원에서 2011년 129조7000억원으로 줄어들었으며 2012년 137조100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이후 ▲2013년 135조4000억원 ▲2014년 131조3000억원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2011년 이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하락 추세에 들면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 전경련
 
전경련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재정 위기, 신흥국 불안 등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아 상장기업들의 최근 6년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그럼에도 연평균 투자 금액이 130조원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경기의 좋고 나쁨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투자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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