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간 친하게 지내 온 군대 선임과의 불륜을 의심해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69세 남성이 "경솔한 의심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감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폭행한 끝에 살해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씨가 경솔하게 의심했다고 판단해 이씨에게 불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했지만, 경위를 보면 이씨가 아무런 근거 없이 경솔하게 의심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이씨가 아내와 군대선임의 부적절한 행동을 목격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씨의 범행은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도 원심에서와 달리 자신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철회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감형의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씨가 아내와 지난 1971년 결혼해 이 사건 전까지 평범한 부부로서 혼인생활을 이어 왔으며, 최근 지은 단독주택을 아내의 명의로 두고 함께 할 노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양형이유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얼마 남지 아니한 여생 내내 한순간 자신의 잘못으로 사랑하던 처를 사망에 이르게 한 범행에 대해 회환과 비탄의 심정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이씨와 피해자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도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아내와 군대선임 부부 등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잠에 들었다가, 선임이 아내와 거실 소파에서 서로 안고 있는 것을 보고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의심해 아내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돼 원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스토마토 DB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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