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원화채권 잔액 100조원이 유지될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채권 가운데 10월2일 1조6000억원 규모의 통안채 만기도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급불안 가능성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국인 자금이탈 관련 우려가 크게 완화되며 외국인 채권보유잔액이 소폭 증가했다. 9월 중반 이후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도래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미국 금리인상 지연 기대가 전반적인 이머징 관련 리스크 완화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자금이 유입됐다기보다는 9월 초 만기도래한 자금의 롤오버가 다소 시차를 두고 진행된 것"이라며 "대부분 통안채 단기물 위주로 매수가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국고채 보유비중이 재차 감소했고 통안채 보유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액이 100조원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대규모 만기도래 이후 롤오버가 제한될 경우 100조원 이하로 보유잔액이 감소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액 100조원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만기도래 자금의 롤오버가 지속적으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외국인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다만 업계는 외국인의 대규모 만기도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액 100조원 유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이번주 발표될 국내지표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리인하 기대가 유지된다면 외국인 원화채권 투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한편 국내 채권시장은 예전과 달리 국내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3개월 기준 외국인 원화채 순투자가 줄어드는 반면 국내 기관의 채권매수 확대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유출입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 매수세 확대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계속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 지연과 중국 경제 불확실성 상존으로 인한 추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금리하락 압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고채 위주의 매수수요가 지속되면서 자금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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