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사면' 대형 건설사, 4대강 담합 제재에도 수천억 매출
효력정지 가처분 내고 입찰, 과징금 10배 계약…2012년 신년특별사면도 받아
홍종학 "비리 건설업체에 면죄부"…'삼진아웃제'도 유명무실
2015-09-20 16:00:38 2015-09-20 16:01:13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받은 대형 건설업체들이 4대강 사업 입찰 담합 등으로 제재를 받고도 과징금의 10배에 가까운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지난 2012년에도 신년특별사면 혜택을 받으면서 법망을 피해갔다. 담합 건설사를 퇴출시키는 '삼진아웃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급순위 상위 10개 건설업체가 4대강 사업과 인천도시철도 2호선 사업에서 입찰 담합으로 부과받은 과징금은 2115억53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조달청 입찰에 계속 참여하면서 1조2453억2600만원에 이르는 공사를 낙찰받았다. 입찰 참여를 제한받는 '부정당업자'로 지정되고도 과징금의 5배가 넘는 매출을 올린 셈이다.
 
도급순위 2위인 현대건설은 4대강 사업과 인천 2호선 사업에서 입찰 담합이 적발돼 10대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360억8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가처분 기간에 공사 6건을 낙찰받아 2477억5400만원에 이르는 계약을 따냈다. GS건설도 2개 사업에서 입찰 담합으로 318억6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공사 3건에서 2578억2600만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대림산업도 가처분기간에 과징금의 10배에 가까운 2553억4100만원의 계약을 땄다.
 
홍 의원은 "건설업체들이 제재 처분을 받으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악용하는 것이 관례처럼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부정당업자로 과징금을 받은 기업이 가처분 신청을 내면 보통 선고까지 1~2년간 효력이 정지된다. 지난 2009년부터 제재 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부정당업자가 승소한 비율은 8.5%에 불과한데도, 입찰에 마음껏 참여하려는 수단으로 가처분 신청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제재에서 풀려난 10대 건설업체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9곳은 지난 2012년에도 신년특별사면을 받았다. 사면되자마자 2013년 4대강 사업, 지난해 인천 2호선 공사 입찰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이들에게 또 다시 사면 혜택이 주어진 것이다. 홍 의원은 "대기업 사면 제한과 4대강 입찰 의혹 해소를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이 비리 건설업체들에 면죄부를 줬다"며 "법치를 훼손하고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재벌 봐주기 정책으로 고통받는 국민 가슴에 쇠못을 박았다"고 했다.
 
입찰 담합을 저지른 기업을 처벌하는 '삼진아웃제'도 유명무실하다. 정부는 건설사 담합이 되풀이되자 3년 이내에 과징금 처분을 3차례 이상 받으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는 삼진아웃제를 지난 2012년 도입했다.
 
하지만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4대강 사업 등에서 담합을 저지른 건설사들은 기한을 넘기거나 삼진아웃제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는 이유로 이같은 처벌을 피해갔다. 박 의원은 "특별사면을 하면서 실효성 없는 삼진아웃제를 강화한다고 약속한 정부는 아직 입법계획도 세우지 않았다"며 "건설사들에 담합을 저질러도 된다는 나쁜 신호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행정제재가 풀린 입찰 담합 건설사 대표들이 지난 8월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대한건설협회 주관으로 열린 '공정경쟁과 자정실천 결의대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