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위협' 유통 재벌, 온누리상품권 '외면'
롯데·CJ·신세계 구매 실적 저조…김제남 "자사 상품권 판매 열 올려"
2015-09-14 14:37:54 2015-09-14 14:37:54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유통 재벌들이 온누리상품권 구매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대 그룹 온누리상품권 구매 현황(2010~2015)' 자료를 보면 롯데와 CJ,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온누리상품권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발행되는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이다. 대형마트, 아웃렛 등으로 골목상권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들이 '동반성장'에 무관심한 것이다.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이 2010년부터 지난 11일까지 6년여간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한 실적은 5억8670만원에 불과했다. 연 평균 9780만원으로 20대 그룹이 사들인 온누리상품권 총액(6296억6270만원)의 0.09% 수준에 그친다. 롯데는 2010년과 2011년 3억8000만원어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했지만, 2012년부터는 해마다 5000만원 정도만 사들이면서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 롯데는 전국에 대형마트와 슈퍼, 아웃렛 등을 연이어 문 열면서 소상공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재계 14위인 CJ그룹의 구매 실적은 더욱 초라하다. CJ는 같은 기간 1960만원, 연 평균 1억8300만원가량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했다. 20대 그룹 가운데 꼴찌에서 2번째다. CJ 역시 식자재 유통(CJ 프레시웨이)과 홈쇼핑(CJ몰)뿐 아니라 의약품과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파는 복합점포인 드러그스토어(올리브영)로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대형마트·슈퍼·아웃렛으로 보폭을 넓힌 '유통 공룡' 신세계(재계 17위) 역시 지난 6년간 온누리상품권을 사는 데 10억9780만원만 썼다. 20대 그룹의 온누리상품권 구매 총액의 0.17%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유통 재벌들은 자사 상품권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중소기업 수준으로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고 있다"며 "유통 재벌의 상품권 발행 규모는 연간 5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은 같은 기간 3464억원에 달하는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며 20대 그룹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1499억원)와 LG(580억원), SK(321억원) 등 이들 4대 그룹이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한 규모는 20대 그룹 전체의 93.1%에 이른다.
 
김 의원은 "유통 재벌들은 더 이상 말로만 상생을 외치지 말고 막대한 이윤의 일부라도 전통시장에 돌려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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