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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군팀도 '흥행' 잡을 수 있다"
'우리동네 야구단'을 표방한 고양 다이노스의 성공
2015-09-13 13:18:09 2015-09-13 13:18:09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퓨처스(2군) 팀인 고양 다이노스가 미국 메이저리그 식의 지역 밀착 마케팅 등을 통해 퓨처스리그 운영 주요 목적인 선수 육성과 팀 성적은 물론 지역 정착과 흥행도 함께 잡아 화제다. 다른 구단에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은 지난 11일 인천 강화군 SK퓨처스파크에서 열린 SK 상대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기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대미를 장식했다. 이로써 고양은 올해 52승7무43패를 기록, 중부리그 2위팀인 SK(41승8무53패)를 10.5경기 차이로 제치면서 중부리그 선두를 확정지었다. NC 창단 첫 해인 2012년도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우승 이후 3시즌만의 리그 우승이다.
  
고양은 선수 개인성적도 좋은 성과를 냈다. 특히 내야수 김태진은 4할2리의 타율로 올해 퓨처스리그 전체의 타율 1위 선수가 됐다. 김태진의 4할대 타율 달성은 퓨처스 통산 6번째 기록이다. 조평호와 김준완은 각각 82타점과 61볼넷으로 퓨처스리그 타점부문과 볼넷부문 전체 1위가 됐고, 박으뜸은 36회의 도루를 성공해 퓨처스 도루부문 전체 2위가 됐다.
 
'연고지 이전'의 한계가 있긴 했지만 고양은 이를 꾸준히 극복하며 새 연고지의 정착과 흥행에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고양은 퓨처스리그에서 최초로 3000원(성인 기준)의 유료 입장권을 발행하는 특별 홈경기(주말·공휴일)를 모두 17회 치르며 유료 관객 6094명을 끌어모았다.
 
이는 고양이 '우리동네 야구단'의 컨셉을 걸고 지역 팬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했고, 고양시와 지역 사회가 적극 지원한 것의 결실이다.
 
김태진. / 사진 고양다이노스
 
고양은 지역 정착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펼쳤다. 고양은 전담 응원단을 운영하며 직관 묘미를 알렸고, 퓨처스 팀 최초로 독자적인 온라인 계정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박종훈 고양 본부장이 고양 소재 문화센터 세 곳에서 어린이 야구 특강을 맡기도 했고, 어린이들을 위해 '야구체험존'과 '워터파크존'을 설치하기도 했다.
 
특히 온라인 계정 활동은 큰 효과를 거뒀다. '~고양체'를 컨셉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친근함을 강조했고, 경기 일정 및 결과 등은 물론 '체조할고양', '이건 꼭 물어볼고양', '비밀스런 사생활' 등 총 16편의 기획 영상을 만들어 선수단의 다양한 모습을 공개했다. 고양 다이노스의 페이스북이 계정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4000여 개의 ‘좋아요’를 얻게 된 이유다.
 
고양은 일산21세기병원, 롯데시네마 주엽, VIPS 대화역점, 죠이리 스포츠, 유나네 자연숲 농장 등과 손잡고 '제휴사의날'을 열기도 했다. 고양은 퓨처스 팀을 육성 목적으로만 운영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제휴사를 모집해 퓨처스 팀의 광고 파트너십과 협업을 이끌고자 했기 때문이다. 외야 펜스와 인쇄물 광고, 프로모션 진행과 경품 제공에 22개 업체와 제휴했다.
 
심보영 고양 다이노스 사업팀장은 "그 동안 '퓨처스리그 경기 관람은 공짜'라는 생각이 팬과 야구단 모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고양은 3000원(성인 기준)을 받기로 하면서 대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많은 팬들과 기관이 참여해주셔서 팬과 제휴사 모두 만족해 했다."라고 설명했다.
 
고양 다이노스 전담 응원단과 팬들이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 사진 고양다이노스
 
이같은 고양의 성공과 관련해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최준서 교수는 "고양 다이노스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지역 사회와 야구팬에게 보여준 다양한 시도는 퓨처스리그가 중대형 도시를 기반으로 자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고양 다이노스를 총괄 지휘하는 박종훈 본부장은 "고양 다이노스로서 첫 해에 팀 성적과 마케팅 모두 좋은 결실을 맺어 기쁘다."면서 "첫 단추를 잘 꿰었으니 내년에는 더욱 고양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은 퓨처스리그를 마친 뒤에도 마스코트인 '고양고양이'가 팬들을 직접 찾아가 축하해주는 '너에게 달려갈고양’'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1년내내 지역사회와 교류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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