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사면…자진 신고한 '미래형 사면' 논란
'입찰참가자격제한' 자진신고로 57곳 추가 사면
총리실, 법적 근거로 '관행' 강조…정권마다 기준 달라
2015-09-10 10:40:50 2015-09-10 10:40:50
정부가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단행한 특별사면 수혜대상에 자진신고 형식으로 아직 담합사실이 적발되지 않은 업체를 포함시키며 '미래형 사면'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국무총리실 등으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 담합사실로 적발된 대형건설업체 52개사가 사면을 받았고, 적발되지 않은 담합사실을 자진신고한 업체가 추가로 사면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진신고 업체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GS건설, 한양, 경남기업 등 총 57개사다.  
 
정부는 특별사면 조치 이후 관보에 '건설업체 등에 대한 제재조치의 해제범위 공고(안)'를 공고하면서 입찰참가자격제한에 대해 "9월 7일까지 14일간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한 업체도 해제대상에 포함하며, 대한건설협회에서 개별 신고업체의 신청서를 취합해 공정거래위원회 및 국토교통부에 제출"한다고 명시하며 '미래형 사면'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기존 담합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거나 과징금을 부여받은 업체 외에 정부가 어떠한 위법 사실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래에 밝혀질 입찰담합사실까지 자진신고 했다는 이유로 사면조치를 한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총리실은 이에 대해 강 의원실에 "사면법'에서는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법칙 또는 과벌과 징계 법규에 의한 징계 또는 징벌의 면제는 사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에 따라 입찰담합으로 인한 부정당업자 제재 해제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와 같은 사례는 '00년, '06년 특별사면의 경우에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관행'에 대한 설명일 뿐 미래형 사면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제시한 것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2012년 당시 입찰참가자격제한에 대한 사면을 실시하면서 '사면일 이전 받은 처분에 한하여 해제하고 추후적발·처분이 가능'하도록 했다.
 
강 의원은 "기존의 담합에 따른 제재도 사면하고, 명확한 기준도 없이 미래에 밝혀질 담합 사실까지 사면한 것은 명백히 이중특혜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강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면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대형건설업체(2010년 이후 공정위 과징금 부과 사건 기준)는 17번의 담합행위로 과징금을 부과 받았던 코오롱글로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대우건설(13번), SK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10번), GS건설(9번)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강 의원은 "현 정부의 사면은 말로는 경제활성화를 주장했지만 결국 대형건설사 사면 잔치 아닌가"라며 "앞으로 정부가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수천억에서 수조원이 들어가는 대형국책사업의 입찰담합을 엄단하고 시장경제질서를 바로 세워나갈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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