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업계가 자발적 사업재편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한 가운데 허수영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롯데케미칼 사장)이 고순도테레프탈산(PTA)과 페트(PET) 등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했다.
허수영 회장(사진)은 7일 기자와 만나 "PTA와 PET 등 2개 품목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서 "해당 품목들은 중국의 신증설로 장기 전망이 불투명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날 오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한 '수출 부진업종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했다.
PTA는 합성섬유의 중간재로, 국내 기업들은 주로 중국 수출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국이 공격적인 신증설을 진행하면서 2011년부터 수출길이 좁아졌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1 653만톤에 달하던 PTA 수입량이 지난해 116만톤으로 82%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수입의존도는 2011년 27%에서 지난해 3%로 추락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대신해 동남아 지역으로 판로 개척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중국 내 생산량이 넘쳐나면서 동남아 등 주변국으로 수출 전선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허 회장은 "사업이 어려운 품목들은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사유 재산이다보니 간단치 않은 점도 있다"면서 "업계가 자율적으로 협의를 하고 필요에 따라 정부가 자리를 마련,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하반기 업황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자재인)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있는데다가 신증설이 많지 않아서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의 경우 미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분해시설(ECC) 신증설에 나서면서 최근 아시아권 지역의 에틸렌 신증설이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 상반기 아시아 지역 내 에틸렌 가격이 급등한 원인도 신증설이 없는 가운데, 각 업체들이 정기보수에 돌입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윤 장관 외에 철강·조선·자동차·석유·석유화학 협회 회장 및 상근부회장단과 김재홍 코트라 사장, 김영학 무역보험공사 사장, 산업부 박일준 산업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저유가와 세계 경기 위축,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 등으로 수출 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매우 악화됐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조속히 추진하고 산업별 구조개편, 노동개혁 등을 통해 업종 경쟁력을 높여 수출 동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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