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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연준의 美경제 자신감에도 금리인상 전망 '분분'
금리 인상 가능성 충분 vs 중국 우려 완화돼야
2015-09-03 15:31:36 2015-09-03 15:31:36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발 쇼크와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금리 인상 시그널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반면 다른쪽에서는 금리 인상을 결정지을 핵심 관건은 중국의 경기 개선이라는 의견이 대치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하 연준) 통화정책의 참고 자료로 사용되는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이 발간됐다.
 
베이지북에서는 "12개 연방준비은행들은 지난 7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관할 지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지속적인 확장(Continued Expanding)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제조업 활동은 뉴욕과 캔자스시티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소매 매출도 대부분 확장세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의 성장 둔화가 향후 미국 경제 확장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베이지북은 "제조업과 IT, 서비스 부문에서는 중국의 수요 둔화로 인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베이지북 내용을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다양한 예상들을 내놓고 있다.
 
◇경기 회복 자신감 키운 베이지북
 
베이지북은 FOMC회의(현지시간 16일~17일) 의결권자들의 경제에 대한 견해를 알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금리 인상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된 베이지북 내용을 요약하면 달러 강세와 유가 하락 여파에서도 제조업 등 미국 경제가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즉,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멘트가 다수 포함됐다. 이로인해 최근 증시 조정을 야기했던 경기 둔화 우려감도 다소 희석된 상태다.
 
때문에 당장 금리를 인상해도 미국경제가 버틸 수 있는 정도까지 올라섰다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다소 수그러들었던 9월 금리 인상론도 일각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유가 하락 등 미국 경제를 둘러싼 거시적인 환경이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금리 인상 충격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토스텐 슬록 도이치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이지북 내용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재료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연준이 9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최소 반 년 가량은 추가 금리 인상 없이 동결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리 인상을 결정지을 핵심지표인 고용지표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고용지표 호재가 더해질 경우, 9월 금리 인상설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 전반에서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8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올 경우, 9월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찜찜한 '차이나 리스크' 배제할 수 없을 것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평가하는 쪽에서는 공통적으로 '차이나 리스크'를 꼽고 있다. 중국발 쇼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현 시점에 미국이 무리하게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들은 현 시점에 미국까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베이지북에서도 '중국'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언급되면서 역시 금리 인상 시기 조율에 고려요소가 될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베이지북은 "에너지, 광산 등 일부 기업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여파가 전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저유가 하락과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매출 하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금리 인상을 저울질을 하고 있는 연준으로서도 미국 경제 확장세에 대한 안도와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사이에서 어느쪽에 더 비중을 둘건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칼 태넌바움 노던 트러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단지 현 상황 뿐 아니라 향후 전망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기초로 이뤄져야 한다"며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성급하게 금리를 올릴 경우,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발생할 혼란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확장세 지속'이라는 진단이 나왔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사진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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