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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스토리)위태로운 9월 투자방정식, 역발상이 '답'
펀더멘털대비 저평가자산 분할매수
2015-08-31 14:05:30 2015-08-31 14:26:17
9월을 맞이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태롭다. 지난달 중국 상해종합증시는 투매로 8% 넘게 폭락하는 등 패닉에 빠졌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에 세계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겪자 일각에선 9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투자자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쪽에서는 역발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투자의 대가들은 지금처럼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개인들의 투매가 나올 때 펀더멘탈에 집중해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
 
역발상전략, 저평가자산 분할매수  
 
보통 투자의 대가들이 얘기하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이득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기술적 지표를 확인해 단기 바닥에 진입한 뒤 주가 반등 후 차익실현에 나서는 트레이딩방법이다, 또 펀더멘털이 좋은 자산이 저평가영역에 진입했을 때 분할매수로 접근해 장기 투자하는 방법이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첫 번째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김종범 신한투자 서울 광교지점 PB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정보 접근이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개인투자자들은 능동적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오히려 시장흐름과 역행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는 투자의 대가들이 주로 행하는 방법이며 개인투자자들도 비교적 쉽게 초과수익을 얻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경제여건 대비 타격이 가장 심한 자산은 무엇일까.
 
최근 가격하락이 두드러진 자산을 살펴보면 신흥국의 통화가 단연 눈에 띈다. 중국 위안화나, 한국 원화가치도 많이 떨어졌지만, 말레이시아의 링깃화, 터키, 인도네시아의 루피화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올 들어서만 10.6% 넘게 하락하면서 절대적인 레벨 자체가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자금유출도 지속되면서 신흥국 지수는 지난 7월 이후 15.8% 하락, 2011년 이후 박스권 하단까지 내려왔다.
 
상품시장 의존 신흥국 '덤핑' 수준서 거래 
특히,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 시장에 의존하는 신흥국들은 상품가격 급락에 타격이 더욱 심각하다. 대표적 상품지수인 CRB상품지수가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전저점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24일 온스당 1085.60달러에 거래되면서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구리 가격도 6년 만에 가장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국제 유가는 배럴당 40달러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신흥국 자산과 금, 구리, 원유 등 상품자산이 덤핑 수준의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 수준의 조정은 펀더멘털을 반영해도 지나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특정 기간에는 경계감과 공포감이 만나면서 두려워진 개인들이 투매한 탓에 조정 폭이 비합리적인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국면에서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매수에 나선 투자가들이 큰 이익을 얻게 된다. 실제 이전 저점인 배럴당 40달러 선을 위협받았던 국제유가는 최근 10% 넘게 폭등했다.해외 사모펀드인 칼라일펀드도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내리는 환율 개혁을 단행하기 직전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는 모험을 시도하면서 이른바 ‘대박’ 행진을 냈다. 
 
해외자산운용사 얼라인번스타인 무라카이 나오키 시장전략가는 "펀더멘털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유독 컸다면 오히려 현 상황이 투자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역발상 투자시 정부정책·자산특성 살펴야
사진/ 뉴시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중국 시장의 경우 비정상적인 조정 뒤에 나올 정부의 부양정책에 맞춰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로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만큼 관련된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단, 이처럼 엄청난 투자수익이 가능한 역발상 전략으로 접근하더라도 추가로 점검해야 할 조건이 있다. 같은 신흥국이더라도 원자재시장에 의존하는 국가인 경우 회복되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NH투자증권 PB센터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에 따른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고 하나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 요인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불거지면서 서방의 지정학적 제재로 증시가 폭락하고 루블화 가치도 추락했다. 이때 역발상 전략으로 바닥권에서 투자했다면 단기적으로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속성은 높지 않았다. 유가 하락으로 내수경기가 위축되면서 러시아 증시가 부진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여전히 초과 수익보다 예금이자 플러스알파 수준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추구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술적으로 신흥국 자산 내에서 원자재 관련 신흥국에 대한 비중을 다소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신흥국은 반등이 나올 자리여서 기술적 반등 시점을 확인한 뒤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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