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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그룹, 국내에서 5번에 1번 꼴로 내부거래
비상장 계열사 통한 내부거래 심해…전체 거래 3번 중 1번 꼴
국내시장 내부거래,
2015-08-27 16:44:17 2015-08-27 16:44:17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도입된 지난해 대기업집단들은 내부거래비중을 소폭 줄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이들 집단의 내부거래비중이 0.1%포인트 줄어 12.4%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서 수출액 등을 떼어놓고 본 '국내시장 내부거래'는 이 보다 훨씬 높은 20%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공정위에 따르면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의 제한을 받는 48개 기업집단의 국내외 총 매출액 기준 내부거래 비중은 12.4%, 금액은 181조1000억원인 반면, 총 매출에서 수출 등을 뺀 국내 매출 기준 내부거래 비중은 21.6%, 금액은 168조6000억원이다.
 
쉽게 말해 국내시장만 놓고 보면 내부거래비중이 무려 9.2%나 높은 것인데, 이는 대기업집단이 국내에서 5번 중 1번 꼴로 내부거래를 하는 걸 의미한다. 이 기준에 따라 차감된 내부거래금액은 12조5000억원으로, 모두 100% 모자회사 간 거래액이다. 100% 모자 간 거래는 사실상 사내 사업부 간 거래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산출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는 이 기준에 따른 수치가 국내 대기업집단들의 내부거래를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한 지표라고 평가하고 있다. 수출액을 포함한 전체 매출액으로 내부거래비중을 산출할 경우, 이들 계열사의 해외매출액이 포함돼 실제 내부거래비중이 과소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부 분석에서는 수출액 및 100% 모자관계 계열사간 거래를 제외한 매출액을 기준으로 내부거래비중을 산출해 비교·분석한다"며 "수출포함 시 실제 국내시장 대상 내부거래비중이 과소평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준에 따른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비상장 계열사 간 거래비중은 무려 3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3번 중 1번 꼴로 흔한 셈이다. 총 매출액 기준과 비교하면 무려 10.2%포인트나 높다.
 
이는 재벌그룹들이 보다 감시가 덜한 비상장사를 내부거래용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상장사를 통한 내부거래비중은 15.3%로 비상장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 역시 국내외 총 매출액 기준 상장사 내부거래비중(7.9%)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국내시장만 놓고 봐도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비중은 단연 총수있는 집단일수록 높았다. 총수있는 집단(40개)의 내부거래비중은 22%로, 없는 집단(8개, 18.9%)과 비교해 3.1%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있는 집단의 내부거래가 '사익편취'와 연관돼 있다는 점도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해당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중이 높다는 사실로 드러났다. 총 매출액 기준, 총수일가가 20% 이상의 지분을 쥐고있을 때 내부거래비중이 7.6%에 그친 반면 모든 지분을 가지고 있을 때는 그 비중이 평균 29.2%까지 치솟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국내외 시장 총 매출액을 통틀어도 내부거래비중이 20%를 넘는 기업집단도 한 곳 있었다. SK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비중은 28.9%로 48개 전체 집단 가운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SK를 포함해 전체 매출액 중 내부거래비중이 10%를 넘는 기업집단은 총 14개로, 포스코(19.4%), 현대자동차(18.8%), 태영(16.2%), CJ(15.6%), LG(14.1%), 롯데(13.9%), KT(13.8%), 이랜드(13.3%), 한라(13.1%), 현대백화점(12.7%), 대림(11.9%), 현대중공업(10.9%) 등의 순이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사옥.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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