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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신현욱 팝펀딩 대표 "돕는 기쁨에 연 10%수익..이런 투자 또 없습니다"
금융소외계층 대상 P2P금융 '품앗이대출'서비스
2015-08-27 06:00:00 2015-08-27 06:00:00
살다보면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병원비가 필요하거나 일시적으로 사업 매출이 줄어 현금이 돌지 않을 때 말이다. 이럴 때 보통 은행을 기대한다. 그러나 은행은 담보나 신용등급만 보자고 한다. 사업자금을 단기로 빌릴 수 없겠냐고 사정해도 은행 직원이 딴소리만 해대면 가슴이 타들어갈 것이다. 이처럼 은행의 높은 문턱에 좌절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 탓에 일부는 고금리 이자를 물게하는 사채업자나 대부업체를 찾아가기도 한다.
 
금융소외계층 대상 '착한 품앗이대출'
신현욱 팝펀딩 대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때 주변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조금씩 모아서 돕겠다고 나선다면 얼마나 고맙겠는가.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소액이어서 부담이 없고 연 10%대 이자라면 저금리 시대에 이만한 투자처가 없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거양득이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착한 기업이 바로 굿펀드, 팝펀딩이다. 요즘 뜨는 용어로 핀테크 P2P대출이라고도 부른다. 팝펀딩을 이끄는 신현욱 대표를 서울 용산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팝펀딩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8퍼센트나 와디즈, 렌딧클럽 등 P2P대출보다 훨씬 앞선 2008년에 설립된 크라우드펀딩서비스업체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점은 팝펀딩이 타깃으로 삼은 대상이 금융권에서 소외된 8~10등급인 저신용자라는 것이다.
 
신 대표는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는 신용등급의 역사가 길지 않은데 데이터가 축적되기도 전에 카드대란이 터지면서 갑자기 7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용불량자로 몰리게 됐다"며 “의외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고 말했다. 신용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탓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됐으니 이 빈틈을 채우고자 일으킨 회사가 팝펀딩이다.
 
그렇다면 팝펀딩을 통해 돈을 빌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했다. 신 대표는 “빌리고자 한다면 절자만 거치면 간단하다”고 말했다. 사연을 공개하고 소득, 지출 연이율 대출내역 등을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보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뒤 돈을 빌려줄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니 거짓으로 대출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보였다.신 대표는 "그런 질문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의외로 어쭙잖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투자자의 직업이나 생활수준, 성격이 다양하기 때문에 거짓 사연인 경우 대부분 들통 난다는 것이다 그는" 팝펀딩에서 오랜 기간 투자자 활동을 하신 회원이 있는데 응급실 직원“이라며 ”신청자 사연 중 병원비가 목적이거나 수술, 보험이 있는 경우 그 분만 거치면 대충 진위 여부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지금껏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투자자의 직업이나 생활수준, 성격 등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검증도 충분히 이뤄진다는 얘기다.
 
대출자가 상환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비책도 마련되어 있다. 신현욱 대표는 "우리는 다수로부터 소액으로 펀딩대출을 받는 만큼 신청자의 신상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채권자와 채무자의 계약서상 연체할 경우 신상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조항이 있다"며"상환일후 30일이 지나도 갚지 않으면 신상이 모두 공개 된다"고 말했다. 이는 그라민 은행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절차로 돈을 빌린 사람도 스스로 상환에 대한 의지를 북돋아주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궁극적 목표 P2B 기업대출..동산담보대출 확대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팝펀딩은 지난 5월 동산담보대출을 통해 P2P금융을 개인에서 기업대출로 확대했다. 특히 그는 재고자산 담보시장의 가능성을 주목했는데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이 열을 올리고 있는 개인신용대출 시장은 최대 20조원에 달하지만 기업대출의 경우 8조원에 이르는 재고시장이 거의 볼모지 수준이라는 것이다. 신 대표는 "신용대출과 다른 점은 대출을 갚지 못했을 때 유통업자들이 보유한 다양한 재고자산을 담보로 하므로 일반 신용대출보다 원금 회수의 가능성이 높고 안전하다"며 "P2P투자가 처음이라면 동산담보대출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현욱 대표는 궁극적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확대해 기업신용대출을 늘리고 중소기업을 살리는 게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자금경색과 인력난, 마케팅역량 부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돈에는 거짓이 없다”며 “SNS상에서의 ‘좋아요’로 그치는 게 아니라 정말 돕고 싶다면 천원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행동이 수반되는 투자 혹은 기여문화를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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