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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코골이 방치하면 두뇌발달 저하
유병률 10∼25%…아이 잠버릇 관찰해야
2015-08-26 02:00:00 2015-08-26 02:00:00
김모(41, 남)씨는 7살된 아들의 코골이 때문에 고민이다. 코골이가 심한 아들은 잘 때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가끔씩 한참 숨이 끊어지는 수면무호흡증세까지 보인다. 수술을 시키려고 해도 성장기 아들에게 스트레스가 클 것 같아서 걱정이다.
 
소아 코골이는 3~12세 어린이 중 10∼25%가 해당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코골이를 가벼운 잠버릇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골이로 뇌가 충분히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아이 성장발달과 두뇌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간과해선 안 된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소아 코골이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들어본다.
 
코골이는 코와 기관까지 연결해주는 공간인 상기도가 좁아지면서 숨을 들이마실 때 상기도 연부조직과 공기가 마찰을 일으키면서 내는 거친 소리다. 소아 코골이는 3~12세 어린이 중 10∼25%가 해당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중 10%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 코골이는 밤에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 그 영향이 낮에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성장호르몬은 밤에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두뇌성장에도 영향을 준다. 코를 심하게 골게 되면 혈액의 산호포화도가 떨어지면서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못하게 된다. 두뇌발달에 악영향을 준다. 낮 동안 집중력이 떨어지고, 행동 장애나 학습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비만한 소아의 경우는 심혈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아 코골이의 가장 큰 원인은 알레르기 비염과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다. 입천장의 편도나 목젖 뒤의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지면 코골이 증상이 나타난다. 두가지 경우가 소아코골 원인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알레르기성 비염과 축농증이 있거나 비만도가 높은 경우 코골이 확률이 높아진다. 비만인 소아가 코골이가 있다면 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약물치료·환경요법·면역치료를 적용해 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나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는 절제수술이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소아의 수술은 부모들이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대다수의 부모는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한다.
 
이건희 교수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은 미국에서만 1년에 26만건이 시행될 정도로 보편적인 수술"이라며 "편도질환으로 평생 고생하느니 가능하면 소아 때 수술하는 게 좋다" 말했다. 그는 "편도의 85% 이상을 제거하면 다시 자라지 않으므로 재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술 후 통증이다. 최근에는 피타수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편도 절제술은 편도는 물론 편도가 붙어 있는 일부 피막·근육층까지 잘라내는 방법이었다. 반면 피타수술은 미세절제흡인기를 이용해 편도 주변의 피막과 근육층을 보호하며 편도를 제거하는 수술 방법이다. 수술 후 통증이나 출혈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합병증의 위험이 적으며 회복이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이건희 교수는 "아이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첫 번째가 바로 잠버릇"이라며 "코를 곤다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할 건강상의 문제나 생활습관이 생겼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줄어들거나, 숙제를 할 때 집중을 못하거나, 짜증이 늘거나,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아이의 잠버릇, 수면습관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아이가 자면서 코는 골지 않더라도 땀을 흘리며 몸을 자꾸 뒤척이고 몸부림치는 게 심해졌거나 목을 길게 빼는 자세를 취한다면 코에 문제가 생겼을 확률이 높다"며 "숙면에 지장을 주게 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저하되고 행동·학습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 코골이는 성장발달과 두뇌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보고 넘겨선 안 된다. 아이의 수면 습관을 유심히 살펴보고 코골이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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