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상파, 디지털전환 비용규모 공방 가열
방통위 "1~2천억이면 충분"..1조4천억 주장 일축
입력 : 2009-06-15 11:34:43 수정 : 2009-06-15 19:17:37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오는 2013년으로 예정된 디지털방송 전환 관련 비용을 놓고 정부와 지상파들 사이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지상파들은 그동안 디지털 전환에 1조4천억원 안팎이 들 것이라며 정부 지원을 요구해왔으나, 정부가 이에 대해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김재영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전환과장은 15일 "K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방송 전환을 위해 필수적으로 설비투자를 해야할 부분은 '디지털방송신호 수신부'로 그 비용은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2000억원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방통위가 필수 투자설비라고 밝힌 방송신호 수신부는 지상파 방송사가 주조정실에서 남산송신소까지 보내 송출한 디지털 방송신호를 전국 각지에 있는 송신소가 수신하는 설비를 의미한다. 송신소는 이 디지털신호를 각 가정에 최종 전달한다.

 

김 과장은 “디지털전환은 이용자가 가정에 있는 텔레비전으로 디지털 방송신호를 받을 수 있으면 되기 때문에 지상파는 수신설비만 디지털화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애초 방통위는 제작설비와 송수신 설비 등 지상파방송에 필요한 설비 일체를 디지털 전환하도록 유도하려고 했지만, 재원 마련이나 시일이 촉박하다는 의견에 따라 수신부에 대해서만 디지털전환 필수설비로 인정하고, 그에 대한 전환이 이뤄지면 디지털전환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김 과장은 “지상파가 주장하는 1조4000억원의 디지털전환비용 대부분은 제작비로 알고 있다”며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집어넣는 것은 무리”라고 지상파측 주장을 수용하지 않은 뜻을 밝혔다.

 

실제 지상파가 디지털전환에 필요한 재원이라고 주장하는 1조4000억원 중 8000억원 정도가 기존 아날로그 제작방식에서 디지털로 전환할 때 20~30% 상승하게 되는 제작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수신부 설비에 대한 디지털전환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5천억원 가량은 방송카메라 등 제작설비 비용이다.

 

방통위의 이런 방침에 대해 지상파 관계자들은 “방통위가 방송의 기본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고 숫자를 줄이려 한다”며, “지상파 방송사에 디지털전환 비용을 전부 전가하려는 억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 급감 등을 이유로 디지털 전환 관련 비용에 대한 정부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방통위도 필요할 경우 장기저리 방식의 융자나 수신료 인상 등을 모색하겠지만, 전환비용이 적을 경우 자체조달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태도다.

 

한편, 방통위는 디지털전환 방송법에 따라 오는 2013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지 않는 지상파 방송사에 대해서는 방송사 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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