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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해진 사타구니 탈장 의심해 봐야
남성이 여성보다 3.5배…수술 치료 필수
2015-08-18 14:44:32 2015-08-18 14:44:32
탈장은 복부의 내장이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빠져나와 있는 질병을 말한다. 주로 10대 미만 혹은 50대 이상에게 나타나지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탈장 치료에 대해 민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탈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약 6만5000여명에 달했다. 2012년(6320여명)에 비해 3% 정도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전체에서 78%(5만500여명)를 차지했다. 여성은 22%(1만4600여명) 비중을 보였다. 전체 환자에서 절반 이상(56%)은 50대 이상이었다. 50대 11%, 60대 15%, 70대 15%, 80대 5% 순이었다. 10대 미만도 23%로 유병률이 높았다. 남아 환자가 16%로 여아 환자 7%보다 두배 정도 많았다.
 
남성에게 탈장이 많은 이유는 생식기관의 구조 때문이다. 출생 이후 사타구니의 복벽(서혜관)이 닫혀야 한다. 하지만 서혜관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탈장이 쉽게 발생한다. 서혜관이 넓고 활동량이 많은 남성에게 흔하다. 특히 고령층에서 탈장 환자가 많다. 노화에 의해 사타구니 주위 복벽의 근육이나 인대 등이 약해지면서 탈장에 취약해서다. 
 
탈장은 사타구니(서혜부), 배꼽, 횡경막 등 다양한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다. 내장을 보호하는 복벽이 뚫리면서 장기가 사타구니 쪽으로 빠져 나오는 서혜부 탈장이 가장 흔하다. 전체에서 75%를 차지한다.
 
사타구니 또는 음낭 부위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것이 서혜부 탈장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손으로 만져 보면 튀어나온 부분이 말랑말랑하게 만져진다. 배에 힘을 주면 튀어나온 부분이 더 뚜렷하고 단단해진다. 배에 힘을 줄 때 더욱 튀어나왔다가 힘을 빼거나 누워 있으면 저절로 원상복귀된다는 게 특징이다.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약한 통증 또는 불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탈장은 통증이 없어도 튀어나온 장을 제자리로 복원시키고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장이 빠져나오는 입구가 넓어지면서 탈장이 심해질 수 있다.
 
다만 환자의 나이, 근력, 직업 등 다른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크게 소아탈장과 성인탈장으로 나뉘는 만큼 연령대별로 치료법이 다르다.
 
10세 미만 소아에게 나타나는 탈장은 출생아의 5% 정도로 추정된다. 거의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있던 길이 막히지 않아 생기는 탈장(간접 서혜부탈장)이다. 치료는 탈장 주머니만 복막에 최대한 가깝게 잘라주면 된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완치될 수 있고, 재발률도 낮은 편이다.
 
치료는 복강경 수술이나 절개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복강경 수술은 회복 기간이 빠르고 흉터가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나 모든 소아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아 탈장은 약 1cm 작은 절개로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전신 마취할 필요가 없다. 양쪽 모두 탈장이 생기거나 고환에 물주머니가 생기는 음낭수종이 아니라면 오히려 복강경보다 절개 수술이 검토되기도 한다.
 
소아탈장과 달리 성인탈장은 복벽이 약해져 생기기 때문에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복벽 강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인탈장 시 복벽을 강화 시키기 위해서는 보통 인공막 수술을 하게 된다. 인공막 수술법은 이미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치료 실패률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근육층이 약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직업, 기침을 자주하는 경우 등 복부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면 인공막을 대는 것이 탈장을 막는 방법이다. 하지만 인공막을 덧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주 단단한 조직으로 바뀌어 재수술이 매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또한 인공막은 만성적인 통증을 유발하고 위치를 이탈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인공막을 덧대지 않고 봉합하는 무인공막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연령대가 높아 다른 질환에 감염 될 확률이 높거나 탈장 환자 중 뇌졸중이나 요추 문제 등으로 주로 누워서 생활한다면 인공막은 물론 복강경 수술도 크게 의미가 없다.
 
따라서 전신마취가 필요한 복강경 수술보다 절개법으로 수술하는 것이 좋다. 복근에 힘이 들어갈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감염률이 낮은 무인공막 수술이 더 적합하다. 하지만 인공막 없이 근육과 인대를 봉합하면 주변 조직에 상당한 장력이 가해지기에 주변 근육을 약화시킬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성인 탈장은 복벽 조직이 약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 과정도 소아에 비해 복잡하고 재발률도 높은 편이다. 탈장 수술을 받은 후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변비 등 복부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성종제 민병원 탈장센터 원장은 "아무리 좋은 수술법도 모든 환자에게 적용될 수는 없기 때문에 환자의 전신적인 상태 파악과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환자 개개인의 특수성을 파악한 맞춤형 수술법으로 재발과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탈장은 복부의 내장이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빠져 나와 있는 질병이다. 장을 제자리로 복원하기 위해선 수술을 받아야 한다. 탈장 수술은 환자의 전신적인 상태 파악과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시행하게 된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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