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을 두고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일 채권단 전체회의가 열렸다. 다만 촉각이 쏠렸던 매각가 조정 여부에 대한 대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말 가격협상이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전체회의로 지난 2주동안의 협상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은 채권단 전체를 모아놓고 매각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를 한 적이 없었다"며 "이번에는 진행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뿐 가격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최대주주인 미래에셋 등 22개 채권단이 모두 참여했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섣불리 꺼내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는 매각 과정의 속도를 내기 위해 공조를 강화하자는 정도의 이야기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박삼구 회장과의 매각협상 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자료사진/뉴시스
금호산업 매각가를 두고 채권단과 박 회장 사이의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앞서 금호산업을 주당 5만9000원에 매각하겠다고 박 회장에 통보한 바 있다.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도출한 금호산업의 적정 주가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90%를 붙인 가격이다.
매각 대상 지분 57.6%를 모두 확보하기 위해서는 1조218억원이 필요하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경영권 확보 지분(50%+1주)만 산다해도 최소 8870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박 회장은 9000억원에 육박하는 매각가는 너무 비싸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매각 희망가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의 절반 수준이 5000억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매각작업에 금호산업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단이 매각가를 제시한 이후 주당 2만원 이상으로 올섰던 주가는 이날 종가기준 1만7050원으로 다시 밀려났다. 올초 주당 3만원에 육박했던 주가와 비교했을 때에는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왔다.
산은은 박 회장과의 가격협상이 마무리되면 채권단 전체결의를 통해 매각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가격을 정식으로 통보받은 뒤 한달 이내에 우선매수권을 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채권단은 이후 6개월간 같은 조건으로 제3자 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여기서도 매각이 실패하면 매수권은 다시 박 회장에게 넘어온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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