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보다는 실속을 추구하는 소비풍토가 확산되면서 이른바 'B급 제품'이 똑똑한 소비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B급 제품이란 매장 전시품이나 흠집 등으로 반품된 상품 등으로 제품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최대 80% 할인된 수준으로 판매된다. 품질은 같은데 가격은 반값인 셈이다. 웬만한 소셜커머스보다 나은 가격이니 똑똑한 소비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스마트컨슈머를 사로잡은 B급제품을 자세히 살펴본다.
못난이사과·자투리 등 최대 80%할인
오픈마켓 옥션이나 G마켓 등에서 ‘못난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보면 흠집사과, 못난이 토마토 등 상품이 나온다. 이 가운데 사과재배의 최적지로 알려진 경남 거창의 한 농원에서 판매하는 흠집 아오리 사과는 5kg에 1만3000원이다. 대만에 몇 년간 수출할 정도의 품질을 인정받았지만 멍 또는 사비 흠집으로 50% 할인한 것이다. 업체가 품질에 대한 보증으로 환불 및 반품도 보장하고 있어 고객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이 밖에도 다리가 몇 개 떨어졌거나 몸통이 찢어진 ‘파품 오징어’나 오징어, 문어 다리만 모은 ‘자투리’도 전형적인 B급상품이다. 또 크기가 작아 뚝배기, 라면을 끓일 때 넣어 먹는 ‘꼬마 전복’은 1kg의 가격이 2만5000원이다. 1kg 4만9900원(20미)에 팔리는 참전복보다 60미 내외에 반값이면 살만하다. 크기가 볼품없을 뿐 맛이나 영양에는 큰 차이가 없다.
오픈마켓 외에도 식품 중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취급하는 온라인쇼핑몰 떠리몰(www.thirtymall.com), 임박몰(imbak.co.kr)도 이유몰이 있는데 알뜰한 소비자들이 한 번쯤은 들르는 곳이다. 이들 매장은 유통기한이 약 40% 남은 식품들을 판매하는데 찾아보면 최소 10일에서 최대 3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수입식품의 경우 내년 여름까지 여유를 두고 보관이 가능한 제품도 있다. 반품 이유를 덧붙여 설명하는 이유몰에서는 19만8000원짜리 종근당 홍삼제품이 90% 할인된 2만원이면 살 수 있다. 이 정도 수준이니 이벤트라도 열면 엄청난 회원이 몰려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한다.
성장세도 놀랍다. 2013년 5월에 오픈한 떠리몰은 지난해에만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현재 회원수만 10만명이 넘을 정도다. 임박몰 역시 매월 1억원이상 안정적인 매출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임박몰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유통기한에 대한 편견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도 있었지만 구입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품된 리퍼브제품 '인기'..대형업체도 '동참'
식품계에 못난이가 있다면 가전, 컴퓨터용품에는 리퍼브제품이 있다. 리퍼브란 ‘새로 꾸미다’란 영어‘리퍼비시(refurbish)’ 뜻의 줄임말이다. 전시상품이나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흠이 생겨 반품된 상품 등을 일컫는다. 이 가운데 생활가전 제품을 20~40%가량 저렴하게 판매하는 리퍼브샵(www.refurbshop.co.kr/)과 전시몰이 잘 알려졌다. 리퍼몰은 28만원인 리홈 식기 살균 건조기를 15만9000원이면 살 수 있으며 보통 청소기 역시 4 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으며 전시몰에서는 주로 노트북이나 유니버시아드게임 개막식 당시 전시되었던 세탁기, 가전제품등이 올라와있다. 이처럼 B급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대형 유통업체도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초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에 리퍼브 상품을 판매하는 ‘전시몰’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을 동시에 열었다.
유통기한에 관대해진 '소비자'..제품별 서비스기간 살펴야
전문가들은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B급시장에 대한 수요는 늘 있어왔다며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무엇보다 B급 제품이 인기있는 이유는 유통기한이나 리퍼브상품에 대한 인식 변화가 제일 크다는 것이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식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먹어도 되는 기간인 소비기한이 유통기한보다 20%길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더라도 구매 후 잘 보관하면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유통기한이 임박해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배송과정에서 반품 상품이 다양해진 점도 오히려 B급제품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 알뜰한 소비도 좋지만 B급 제품을 구매할 때 체크해야할 사항이 있다. 리퍼브 제품은 판매처, 제조사에 따라 각기 다른 AS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꼼꼼히 체크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업체는 반품이나 교환이 안 된다고 고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해야 한다. 할인율이 높아서 횡재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 구매하면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직접 무상 수리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제조사가 무상 수리를 해주는지 판매처가 자체적으로 수리해 주는지 아닌지도 확인해아한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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