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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위안화 가치 '사상 최대폭' 절하
수출 둔화에 경기부양 승부수
글로벌 환율전쟁 심화될까 우려
2015-08-11 15:41:55 2015-08-11 15:54:32
중국 인민은행(PBOC)이 이례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다. 시장에서는 수출을 중심으로 약화되고 있는 경기 여건을 부양하기 위한 조치이자 통화 정책 변화의 시작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PBOC의 결정으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1일(현지시간) PBOC는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날 보다 1.9% 오른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하루 변동폭 기준 사상 최대치로 전거래일 고시 환율(6.1162위안) 보다 위안화 가치가 무려 1.86%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PBOC의 결정에 대해 경기 둔화와 수출 지표 둔화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풀이했다. 지난 8일 발표된 7월 수출은 직전월과 예상치 보다 부진한 8.3% 감소를 기록했다. 그동안 강달러와 신흥국 통화 약세에도 고정환율제(페그제)를 채택한 중국 위안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PBOC는 위안화 강세가 수출에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시환율을 1.86% 조정한 것은 일회성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 동안 비판받은 고정 환율 정책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도 해석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으로 페그제가 종료됐다고 봤다.
  
쿤 고 호주·뉴질랜드(ANZ)뱅킹그룹 통화분석가는 “사실상 페그제는 끝났다”며 “중국은 새로운 통화 정책을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년으로 미뤄질 예정인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의 위안화 편입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IMF는 권고 사항에서 “중국 환율 정책의 자유화”를 지적한 바 있다.
 
PBOC의 결정으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영국 가디언지는 호주,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들도 비슷한 자국통화 절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모넥스증권 전략가는 “위안화의 평가 절하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라며 “싱가포르, 한국, 대만 등 타 아시아 통화 가치 하락과 맞물리면서 PBOC의 이날 결정이 환율전쟁의 시초로 역사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 소재 한 은행 직원이 위안화 지폐를 세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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