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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화합과 배려..왜 우리는 못하나
2009-06-09 11:37:01 2009-06-09 18:34:09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지난 2일 미국 국회 의사당에 고인이 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졌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여든여덟 살이 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를 부축하며 함께 백악관에 섰다.

 

오바마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낸시 전 영부인을 초청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써 극진히 예우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낙관적 시각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힘겨운 시기에 절실히 필요하다'

 

레이건과 정치·경제적인 철학이 근본적으로 달랐던 오바마가 당파를 초월해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매우 낯설어 보인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정치적 보복에 가까웠던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화합과 배려라는 정부의 슬로건이 새삼 부끄러워진다.

 

파산위기에 몰린 쌍용(001250)자동차 평택 공장 내부에는 컨테이너박스로 엮은 바리케이드를 두고 살벌함이 흐르는 가운데 노조원들이 2주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제 평택공장에는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분위기가 삭막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너나 할 것없이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 일자리 나누기였다.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임금 삭감으로 정리해고만은 막자는 '일자리 나누기'에 대해서는 모두 눈도 귀도 닫고 있다.

 

시끌벅적하게 떠들어대던 수많은 언론들도 벛꽃처럼 '일자리'를 뿌리더니 모두 꽃지고 없다.

 

적에 대해서 포용력으로 다가갔던 오바마의 어깨위에는 지난 대통령 선거때 공화당의 맥케인에게 표를 던졌던 낸시 여사의 손이 얹어져 있다.

 

부러울 다름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포옹, 화합은 이념과 당파로 갈갈이 찢기고 있는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덕목이다.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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