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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역 고척돔 출구, 2016 프로야구 개막 전 개통 어려워
2015-07-29 16:50:34 2015-07-29 16:50:34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고척돔(서남권 돔 야구장) 관련 교통 개선책의 일환인 경인선 구일역의 서쪽 출구 공사가 2016년 프로야구 개막일까지 완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저녁 열린 서울시의회 상임위에서 시가 올린 증액 예산안을 상임위가 "(메르스 관련 추경예산안을 주로 다루는) 임시회가 아닌 정례회에 올리라"며 반려했기 때문이다.
 
시의회가 예산을 쓰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본회의에서 해당 예산 항목이 부활할 여지도 있다. 그렇지만 증액 예산이 제때 투입되지 않으면 2016년도 프로야구 개막일 이전까지 출구공사를 완공하겠다는 공약을 사실상 지키기 어렵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시의회의원회관서 제262회 임시회의 문화체육관광위 상임위를 열었다.
 
이날 상임위는 관광체육국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통해 올라온 관광체육국 추경예산안 중 2건을 전액삭감 처리했다. 그 중 하나가 61억1000만원 규모의 '구일역사 성능개선' 안이다. 해당 예산은 문화체육관광위 추경예산총액 2482억6500만원 대비 2.5% 정도 수준의 크지 않은 금액이어서 스포츠계 인사들은 "(예산안 전액삭감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척돔 관련 교통 개선 대책으로 서울시가 짓고 있는 구일역 서쪽 출구의 공사 현장. (사진=이준혁 기자)
 
◇고척돔 수요로 구일역 서쪽 출구 공사 불가피
 
안양천 위에 지어진 구일역은 고척돔이 지어지기 전까지는 동쪽에만 출구가 있던 역이다. 안양천 동쪽 지역에 주거·물류·상업 수요가 있고 서쪽은 고척돔이 건설되기 전까지는 공터였기 때문이다.
 
또한 역 건설 비용을 전액 서울시가 부담해야 했던 점도 서쪽 출구를 내지 않은 데 한몫 했다. 안양천 서남쪽 부지에 철산리버힐주공아파트(경기도 광명시 철산동·4개동 410가구 규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일역의 서쪽으론 출구가 없던 이유다.
 
그렇지만 공터에 고척돔이 지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또 고척돔에서 프로야구 경기나 공연이 진행되지 않는 날이라 하더라도 동양미래대학교나 벽산블루밍아파트 등 서쪽 출구를 이용할 수요는 충분히 있는 상황이다.
 
구일역에서 고척돔까지 기존 동쪽 출구를 이용할 경우 도보 10분 이상이 걸린다. 반면 서쪽에 새 출구를 만들 경우 걸어서 1~3분이면 도달 가능하다.
  
결국 시는 서쪽 출구 건설 비용을 대기로 결정하고 출구 공사를 시작했다. 고척돔이라는 대형 수요로 인해 공사의 물꼬가 트였다.
 
◇까다로운 공사···현재 새벽에만 겨우 진행
 
경인선은 복복선 전철 선로이자 서울과 부천, 그리고 인천까지 이어지는 수도권의 주요 궤도교통망이다. 넘치는 수요로 선로 용량의 포화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구일역은 증축이나 개축을 하기에 까다롭다. 선로 특성상 안양천 위의 교량에 복층으로 지어진 역이다. 증축을 해도 복층으로 해야만 한다. 또한 고압선이 곳곳에 있고 전철 차량이 수시로 오가기 때문에 다른 역에 비해 출구 하나 만들기도 어렵다. 
 
취재 결과 현재 구일역 서쪽 출구 공사는 새벽 시간에 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경인선 전철이 다니지 않는 새벽 2~5시에야 공사가 재개된다. 내년 프로야구 개막 당일까지 공사 완료는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구일역사 성능개선을 목적으로 추경예산안 심의에 관련 예산을 올렸다. 서울시는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특수 크레인을 들여서 새벽은 물론 낮에도 공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북쪽에서 찍은 고척돔 전경. (사진=이준혁 기자)
 
◇프로야구 개막 전 완공하려면 예산 '집중 투입' 필요
 
당초 구일역 서쪽 출구를 짓기로 했을 때 정한 완공 목표 시점은 2016년 3월이다. 사실상 프로야구 개막일 이전을 염두에 둔 것이다. 만약 프로야구 개막일에 맞춰 출구가 개통되지 못한다면 거센 여론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운 실정이다. 29일 현장을 함께 둘러본 업계 관계자는 특수 크레인을 쓰게 되더라도 내년 3월에야 완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가는 "하천 위 역사, 고압선로, 공사지점 앞 고가도로 등 안 좋은 조건은 다 갖춘 지역"이라고 평가한 후 "하루 3시간 정도로 공사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자체가 신기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이렇게 되면 공사는 공사대로 늦춰지고 철산리버힐아파트 주민들은 심야시각 각종 소음과 분진으로 피해를 본다. 시의회가 왜 예산안을 삭감했는지 궁금해진다"라고 비판했다.
 
야구계에서도 예산안 삭감 소식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 야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동쪽 출구로 나와 고척교를 건너며 10분 이상을 걸어가는 식의 동선은 다른 무엇보다 (고척돔 입성이 유력한 넥센에) 불리하다"며 "탁월한 방법이 있는데 피한다면 정말 안타까운 행정"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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