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문의 고발, 친형을 옥죄다
"폭탄도 이런 폭탄이 없다" vs "범죄행위 유무가 본질"
입력 : 2015-07-29 15:00:00 수정 : 2015-07-29 15:00:00
조현문 변호사는 지난해 6월 효성그룹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트리니티)와 ㈜신동진의 최현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두 회사의 실 주인은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으로, 이들은 각 회사의 지분 80%를 들고 있는 최대 주주다. 자연스레 조 변호사의 칼끝이 형과 동생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고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가 말하는 ‘몸통’을 정조준했다. 조 변호사는 넉 달 뒤인 10월21일 같은 혐의로 노틸러스효성,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의 주요 주주인 조현준 사장 등 8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그는 고발장에서 “해당 법인의 수익과는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터무니없는 고가에 주식을 매입하고, 허위 용역 기재, 계열사 부당 지원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해당 기업들에 최소 수백억원에 이르는 손해를 끼치고 특정 개인이나 법인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도록 공모, 조작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효성그룹 전사 IT시스템 교체 프로젝트 비리 감사 내용과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함께 제출하며 “지난 2011년 효성그룹 ERP 시스템을 교체하는 500억원 규모의 대형 입찰을 진행하던 와중 여러 비리 증거들이 포착되었으나, 혐의 임원에게는 아무런 시정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같은 해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조 변호사가 효성그룹 계열사 트리니티, ㈜신동진, 노틸러스효성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조 변호사가 해당 계열사들의 불법의혹을 해소하고 운영상 문제점을 확인하여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소수 주주권의 행사라는 신청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고, 그 사유를 소명하고 있으므로 피보전권리가 인정되고,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가처분으로서 열람·등사를 하여야 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적법한 경영판단에 따라 이뤄진 계열사의 정상적인 투자활동으로, 검찰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여러 채널을 통해 조 변호사의 다음 수순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폭탄도 이런 폭탄이 없다”면서 “경영에 참여했던 회장 아들이 제기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석래 회장이 아들 셋에게 똑같이 부동산 회사를 차려줬는데 자기 것은 쏙 빼고 형제들 것만 문제 삼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려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지분과 재산 전부를 사회에 기부하고 당당히 나서야 한다”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현준·현문·현상 3형제는 각각 트리니티, 동륭실업, ㈜신동진의 지분 80%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나머지 형제들은 각각 10%씩 지분을 갖는 교차 구조다. ‘형제가 힘을 합쳐 경영활동을 하라’는 부친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조 변호사는 효성의 대응에 대한 힐난도 빼놓지 않는다. “회삿돈이 횡령됐다면 피해자는 누구인가. 효성이다. 제대로 된 조직이라면 ‘진상 규명을 통해 횡령이 있다면 횡령된 회삿돈을 회수하고, 지위 고하를 떠나 법에 따라 처벌받게 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그런데 도난당한 사람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하고 다니니, 객관성도 없고 사익에 의해 움직이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의 손에는 아직 남은 카드가 여러 장 있다.
 
김기성·김영택 기자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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