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 "편하게 만나는 미술, 사회에 행복줄 것"
"미술 시장 대중화로 사회가치 창출"
입력 : 2015-07-24 06:00:00 수정 : 2017-01-02 09:04:35
"개인마다 생각하는 예술에 대한 가치는 차이가 있겠지만 사회에 미치는 순기능에 대해서는 다들 인정할 겁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대중이 미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동시에 이를 통해 신진작가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미술과 사회적 가치, 얼핏 들어서는 닮은 구석이나 연결고리를 찾기 쉽지 않은 두 영역이다. 하지만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사진)의 이같은 확신에 찬 설명을 들으니 이내 실마리가 잡히는 듯 했다.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에 위치한 미나리하우스에서 만난 정지연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자 아트 큐레이팅·컨설팅 전문 기업 '에이컴퍼니'를 이끌고 있다. 미나리하우스는 에이컴퍼니가 운영 중인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형 갤러리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는 미술 작품을 구매한다는 개념이 약해 시장 규모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만큼 미술작가 역시 생활고로 인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에이컴퍼니는 신진 작가들의 그림을 대중들이 편하게 접하고 구매할 수 있는, 대중과 미술 시장 간 접점을 만드는 역할을 위해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독창적'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정 대표가 에이컴퍼니 설립을 꿈꾸게 된 것은 한 증권회사를 다니던 2007년이었다. 당시 그는 미술 관련 재테크가 돈이 된다는 증권 뉴스를 접하고 미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 대표는 "증권사를 그만두고 미술 경매사를 준비하던 와중에 미술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한 업체에서 리서치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며 "당시 미술 시장 유통 구조를 들여다보니 작품을 현금으로만 매매한다거나 500만원 이하 작품들은 메이저 갤러리에서 찾아보기 힘든, 불합리한 관행들을 목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회사나 갤러리들이 수익을 독식하는 가운데 신진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접는 시장환경을 바라보며 작가들을 살리고,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며 에이컴퍼니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 대표는 2008년 네이버 카페 '아티스트 팬클럽'을 개설하면서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나섰고 이후 회사를 그만둔 이후 2010년 서울시 청년창업프로젝트에 선정되며 아이디어의 사업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어 2011년 주식회사로 등록한 에이컴퍼니는 같은 해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됐다.
 
에이컴퍼니의 주요 사업내용은 ▲신진작가들의 미술 작품 판매 ▲미나리하우스를 통한 작가와 대중, 작가와 작가 간 소통의 장 마련 ▲미술 작품의 전시를 연계해주는 아트컨설팅 ▲미술 박람회 '브리즈아트페어' 등으로 요약된다.
 
이를 통해 에이컴퍼니는 매년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에이컴퍼니는 주요 수익 중 하나인 작품 매출의 70%, 프로젝트 매출의 50% 정도를 작가들의 수익으로 돌리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3월 카페형 갤러리 미나리하우스를 통해 신진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한편 작가들이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며 다른 작가, 또는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나 기관 내 공간에 작품을 설치한다거나 기업 갤러리를 위탁 운영하는 아트 컨설팅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무엇보다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브리즈아트페어는 국내 전무후무한 미술 페스티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이화동에 위치한 에이컴퍼니 미나리하우스 내부 카페 전경.(사진/미나리하우스)
"미술 시장 상생 통한 가치 창출, 첫 성공사례 될 것"
 
정 대표는 에이컴퍼니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의 핵심에 대해 '봉사가 아닌 상생'이라고 강조한다.
 
정 대표는 "우리는 작가들에게 '도움' 또는 '봉사' 같은 표현은 절대 쓰지 않는다"며 "우리들이 작가를 돕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비즈니스를 제안하고, 그들의 작품을 유통함으로써 함께 수익을 내는, 이른바 상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상생을 통해 예술가와 소비자들에게 행복을 준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작가는 수익창출을 통해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고,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미술 작품을 소비함으로써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이 확고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불구하고 에이컴퍼니가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미술의 대중화가 만드는 행복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이컴퍼니는 2011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기 전까지 두 번의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예술의 중요성과 예술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기준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또 다소 추상적일 수 있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애초에 목표했던 신진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집중했고, 결국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예술과 사회적 가치를 잇는 기업이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에이컴퍼니 역시 사회적 경제 분야 보다는 미술 시장에서 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정 대표는 앞으로 에이컴퍼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 대표는 "아직 예술 분야에서는 사회적 경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며 "또 그동안 신진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시도돼 왔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케이스가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이컴퍼니는 예술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동시에, 이에 대해 사회에 설명하고 설득시키는 역할을 수행해갈 것"이라며 "우리가 성공 케이스를 만든다면 우리와 같은 회사들이 많이 생길 것이고, 그래야 작가들의 작품이 많은 소비자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즈아트페어 발판" 미술계 YG엔터 꿈꾸다
 
정 대표는 에이컴퍼니가 지속적으로 작가들과 소비자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서는 '꾸준함'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성장을 위해서는 도약의 시기가 필요한 법, 그는 에이컴퍼니가 한단계 성장하는 기점으로 올해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문화·예술 분야는 다른 사업군들과 달리 대박이란 것이 없기 때문에 처음 에이컴퍼니를 시작할때부터 10년 이상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다만 외형적 성장 측면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3월 문을 연 게스트하우스 미나리하우스에 이어 오는 9월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녹번동 서울혁신센터에서 열리는 브리즈아트페어의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정 대표는 "미나리하우스에 국내외 작가들이 모여들고 있는 만큼 네트워크 구축에 톡톡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처음 진행한 브리즈아트페어가 국내 미술 박람회에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의 성과를 올린만큼 올해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음 열린 브리즈아트페어는 50여명의 작가들이 참가해 2000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4일간의 전시회 기간 중 총 84점의 미술작품을 판매해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올려 미술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정 대표는 "미나리하우스에서 구축된 국내외 작가 네트워크를 통해 브리즈아트페어를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글로벌 전시회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에이컴퍼니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회사로 성장시켜 미술계의 YG엔터테인먼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이화동에 위치한 에이컴퍼니 미나리하우스 내부 아티스트 작업실.(사진/미나리하우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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