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팬택 부활의 희망포 쏘다
동남아 기반 해외시장 공략·글로벌 ICT로 성장
2015-07-19 11:38:20 2015-07-19 11:38:20
◇청산 직전까지 갔던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17일 오후 옵티스·쏠리드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팬택 본사. 사진/뉴스1
  
청산위기에 몰렸던 팬택이 기사회생했다. 옵티스·쏠리드컨소시엄을 주인으로 맞아 본격적인 회생절차에 들어간다.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지 1년여만이다. 향후 팬택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로 동남아 기반 해외시장 공략에서 부활의 날개를 펼 계획이다.
 
지난 17일 옵티스·쏠리드컨소시엄은 팬택과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는 "팬택이 옵티스·쏠리드컨소시엄과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허가했다"며 "회생계획안이 작성돼 법원에 제출하면 조속히 관계인집회를 개최해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400억원 규모다. 본계약에 앞서 옵티스는 계약금으로 20억원을 선지급했다. 옵티스·쏠리드컨소시엄의 인수 대상은 팬택 브랜드와 특허권, 400여명의 개발 인력 등이다. 당초 인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김포공장 내 제조설비는 향후 협의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설비 추가 여부에 따라 인수 가격은 100억원 정도 높아질 수 있다.
 
팬택의 1대 주주가 될 쏠리드(050890)는 국내 중견 통신장비 업체로 이동통신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분산안테나시스템을 한국·미국·일본 등 20여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20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대 주주인 옵티스는 광디스크 저장장치(ODD)와 관련 핵심 부품인 광픽업을 개발하는 업체다.
 
지난달 양해각서(MOU) 체결때까지만 해도 옵티스가 팬택의 1대 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종 계약을 앞두고 쏠리드로 바뀌었다. 벤처기업투자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팬택 인수에 반대하며 옵티스 대주주에서 빠지자 팬택 인수 자금을 확보하는 게 어려우진 옵티스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회장으로 영입해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했고, 쏠리드가 추가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팬택의 1대 주주가 됐기 때문이다. 쏠리드는 총 60억원을 팬택에 출자할 예정이다.
 
◇옵티스·쏠리드컨소시엄은 17일 팬택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이주형 옵티스 대표, 정준 쏠리드 대표, 변양균 옵티스 회장, 이준우 팬택 대표. 사진/쏠리드
 
새 주인을 만난 팬택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시장 공략을 통해 재기에 나설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업과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ICT 업체로도 발돋움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 초까지 인도네시아에 스마트폰을 공급해 스마트폰 사업을 정상화 한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는 2G폰 사용자가 많아 중국·인도 다음으로 스마트폰 성장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힌다. 내년부터 2세대(2G)에서 4세대(4G·LTE) 이동통신으로 본격 전환이 시작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동남아 시장 공략에 힘써왔던 옵티스와 쏠리드가 팬택의 기술력, 브랜드 가치와 만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기적으로는 인터넷TV(IPTV) 등 ICT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발판으로 여타 해외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팬택의 미래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아시안 게임 개최에 대비해 ICT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변양균 옵티스 회장이 추진했던 인도네시아 IPTV 사업이 본궤도에 들어간 만큼 다양한 ICT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옵티스의 광디스크 저장장치(ODD), 스마트폰 주변기기 사업과 쏠리드의 네트워크 장비 기술, 팬택의 스마트폰 기술을 결합해 사물인터넷(IoT) 시장 공략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변양균 회장은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쏠리드와 옵티스가 세계적 스마트폰 제조 기술과 경험을 갖춘 팬택을 인수해 큰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며 "팬택을 고용과 수출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해외진출의 상징 기업으로 재도약 시키겠다"고 밝혔다.
 
큰 산은 넘었다. 앞선 세 차례의 매각 시도가 불발된 것과 비교해 부활의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다음달 말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가 열리기 전까지 400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이 완납돼야 한다. 이후 법원과 채권단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승인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대금이 지급되고, 회생계획안 승인이 마무리될때까지 촉각을 세워야 한다"며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팬택의 새 주인찾기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팬택 일지>
 
2014.08 팬택 법정관리 신청
2014.09 서울중앙지법 팬택 매각 공고·입찰 절차 시작
2014.10 팬택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 확인
2014.11 팬택 매각 입찰 유찰. 주관사 "응모 업체 전무"
2015.01 미 원밸류에셋 팬택 인수의향서 제출
2015.03 원밸류에셋 매각대금 미납. 매각 무산
2015.03 서울중앙지법 재매각 공고
2015.04 인수의향서 3곳 제출. 3곳 자격 미달로 매각 절차 중단
2015.05 팬택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
2015.06 옵티스 컨소시업 인수합병 MOU 체결
2015.07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 인수 본계약 체결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